"튀는 것이 불황시대를 뚫는 경쟁력입니다".
택시 운전을 시작한지 1년3개월째인 김진현(26.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 택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김씨는 택시에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했다. 이전 직장에서 모아둔 돈과 택시 영업으로 생긴 수입을 자동차 부품을 새로 구입하고 바꾸는데 사용한 것.
디지털 고화질TV 100만원에 오디오 65만원, 투채널 앰프.스피커 150만원, 휠 60만원, 스포일러(자동차 뒤 날개) 30만원 등. 지금까지 김씨가 영업용 택시에 쏟아부은 돈은 줄잡아 1천여만원. 이도 부족해 김씨는 천정과 문짝에 방음, 뒷자리 TV, 스카이 라이프 설치 등에 500만원 가량을 더 투자할 예정이다.
요즘 김씨는 투자한 만큼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택시업계의 한달 평균수입이 100~13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매달 200~250만원을 벌어들인다. 그에게는 단골손님과 장거리 손님들이 있기 때문. 주요 고객 중에는 강원도 동해시까지 가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부산, 경남 창원, 전북 무주, 경북 군위 등 한달에 평균 3~4회는 장거리 고객을 위해 서비스한다. 시내에서 하루종일 영업하는 것보다 수입은 갑절 이상이다. 동해시까지 한번 갔다오면 20만원. 그는 특별손님을 위해 깨끗한 화질의 최신 영화, 손님 취향에 맞는 CD 등을 준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씨는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를 택시 안에서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택시안이 자신의 집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려 애쓰며, 차에 과일향수까지 뿌린다. 그는 손님을 위해 좋아하던 담배도 끊었고 구강청결제로 입안을 깨끗이 하며, 손님에게도 껌을 제공한다.
때로는 힘든 손님을 만날 때도 있다. 80km로 달리는 차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토하는 승객, "젊은이가 할 일이 없어 택시기사를 하느냐"고 비아냥대는 노인, 깊은 잠이 들어 10분 이상 깨워도 도무지 일어나지 않는 사람... 택시기사를 하다보면 누구나 이런 손님들을 만나게 된다. 혈기왕성한 20대인 김씨는 "막상 닥쳐보면 화도 나고 참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꿈이 있다. 그의 꿈은 'BMW5 시리즈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멋쟁이 개인택시 기사'. 김씨의 택시 천정에는 그가 직접 쓴 좌우명이 걸려 있다. '경쟁자가 있어야 내가 있고 꿈이 있어 오늘도 달린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김진현씨는 자신의 취향대로 꾸민 택시에서 핸들을 잡고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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