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캠프워커, 한국군과 합동 전투력측정

입력 2003-11-06 14:12:26

"미스터 킴, Move Over(좀 더 움직여 봐요)!" "처음엔 서먹했는데 몇시간 같이 지내면서 친구가 됐어요".

피부색과 쓰는 말은 다르지만 군인이란 신분의 동질감을 통해 한.미 양국의 군인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5일 오전 대구 남구 봉덕동 미군 캠프워커 기지내 켈리연병장과 A-3헬기장에서 열린 한.미군체육행사 및 트럭로데오 대회가 그것.

미군 제19전구지원사령부와 육군 제5군수지원사령부가 연 이날 행사는 오전에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1.5km 오래달기기, 축구예선 등 양국 군인들의 체력측정을 위주로 한 행사로 진행됐다.

오후에는 축구경기와 트럭로데오 경연대회로 이어졌다.

특히 친선목적의 행사였기에 양쪽 군인 10명씩 묶어 20명을 한팀으로 호랑이.곰.사자 등 3개팀이 출전했다.

또 트럭로데오 경연대회는 양국 부대가 보유 중인 수송차량을 이용, 한.미군 각 1명씩 2인1조가 돼 평형주차, 정지선정차, 굴곡코스, 좁은 선착장에 후진으로 차대기 등 5개 측정분야에서 운전능력을 평가했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평소 몰아보지 못했던 새로운 차량을 몰아야 하는 부담감도 적잖았으나 서로 협동심을 발휘해 호흡을 맞춘다는데 대한 신선함이 더욱 컸다.

함께 미군 수송차량에 탔던 호랑이팀의 니콜스(24) 상병과 김대혁(22) 상병은 "한국군 운전실력이 뛰어나다.

운전병으로서의 공감대가 있어 호흡맞추는데 도움이 됐다"며 서로를 추켜세웠다.

한국군 측정관으로 참가한 장철규(33) 중사는 "기본규칙은 미군식으로 했지만 일부는 우리군 형식으로 조정해 측정기준을 마련, 큰 불편함이 없었다"며 "이번 행사가 양국의 군용장비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됐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에도 양측의 우정쌓기는 이어졌다.

뷔페식 식사에는 한식도 많이 준비됐는데 이날 한팀으로 만난 한.미군들은 같은 식탁에서 손발짓 해가며 웃음꽃을 터트렸다.

제5군수지원사령부 계획장교 윤태경 소령은 "지금껏 부대창설기념일 등 때 상호교류가 일부 있었지만 사병끼리 한데 모여 전투력 측정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뜻밖에도 양국군 모두에게 좋은 반응이 나와 내년 4월에는 한국군 기지로 미군을 초청, 오늘같은 행사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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