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증시부양 효과 '글쎄'

입력 2003-11-04 11:29:39

최근 부동산 투기성 자금이 범람하는 걸 막기 위해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이 실시돼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으나 주식시장의 양극화 현상,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부담, 개인 투자자의 여력 소진 등의 요인으로 인해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부동산대책의 시행으로 부동산시장으로 향하던 시중 자금의 흐름이 막히면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돌고 있으나 별도의 유인책이 없는 한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의 주도로 삼성전자 등 일부 우량주에 투자가 치우쳐 시황은 800선을 향하고 있으나 주식시장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주가 체감지수는 660~670대에 머물러 개인 투자자들이 움직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400조 규모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자금은 보수적 성향이 강해 위험 자산인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틀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증권 대구지역본부 강성곤 과장은 "부동산 전매로 차익을 노리던 일반 투자자들이 부동산대책의 실시로 인해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 중 큰 손이 주식시장으로 관심을 높일 수도 있으나 별도의 증시 부양책이 없는 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소진된 점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99년 증시 부양을 위해 비과세 증권저축상품이 한시적으로 발매되자 가계 대출을 내 '코스닥 열풍'에 휩쓸렸던 개인 투자자들이 당시의 실패로 위축돼 있으며 주 동력이었던 직장인들이 지금도 빚 부담에 눌려있는 경우가 많아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실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길 기대하기는 쉽지 않으며 투신권의 펀드 상품 구입을 통한 간접 투자와 내년부터 주식시장 진입이 허용되는 우정사업본부와 주식 편입 비중을 높이는 농협 등 기관의 투자 증가전망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강대원 팀장은 "지금까지 부동산대책의 실시로 인해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사례는 거의 없다"며 "최근 새로 진입하려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상담이 늘고 있긴 하나 이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