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3일 정치개혁의 5가지 요체 가운데 하나로 '지구당 폐지' 방침을 발표했다.
최 대표는 지구당제도를 '돈먹는 하마'라며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원인'인 지구당제도를 폐지하고 지역사무소 제도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얼마나 들기에 '돈먹는 하마'라는 표현까지 썼을까. 초.재선 등 선수(選數)나 도시와 농촌 등 지역 특성, 그리고 지구당위원장 개인의 재력 등에 따라 다르지만 지구당을 갖고 기본적인 활동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지구당이라면 기본이 월 1천만원이다.
물론 이보다 적게 쓰는 경우도 있겠지만 현역 국회의원이라면 대개 이 정도는 가볍게 넘어간다.
선거가 없는 때 기준이다.
비교적 재력이 있는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평소에도 월 1천만원은 무조건 들어간다"며 "행사가 많은 때나 지방선거 등이 있으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의 지구당 사무실은 전세라서 월 임대료는 들어가지 않는다
일부 의원들은 월 임대료로 100만원 정도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은 어떨까. 씀씀이가 더 많아진다.
같은 행사라도 초선 때와 중진 때가 달라지는 것이다.
중진 의원 역시 평소 1천만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지구당사를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2, 3명의 유급직원이 필요하다.
이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가 기본이 월 500만~600만원 정도 든다.
경조사비는 선거법상 제한이 강화돼 엄격해졌다고는 하지만 2만원짜리 조화나 앨범만 준비해도 월 300만~400만원은 거뜬히 나간다.
이것만 해도 1천만원이다.
그래도 비교적 '넉넉했다던(?)' 민정당 시절에는 협의회장이나 동책 등 기간 조직에 대한 식사.접대 등이 잦았지만 요즘은 거의 없다고 한다.
때로 구.시의원 등의 협조에도 많이 의존한다.
그나마 지역은 한나라당 텃밭이어서 '협조'가 그래도 잘 이뤄지는 편이다.
민주당 등 기타 정당의 사정은 형편없다.
아예 한나라당과 비교가 안된다.
조직 역시 한나라당에 비하면 초슬림이다.
돈도 크게 들지 않는다.
돈이 드는 만큼 뿌리도 깊고 지지율도 높다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정치권의 정설이었다.
그렇다면 지구당을 없애 연락사무소 정도로 축소하면 돈이 훨씬 줄어 들까. 정당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그렇다'는 것이다.
정당 문화 자체가 바뀌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절반에서 3분의 2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사무국장, 조직부장, 여성부장, 청년부장, 간사 등 사무실 상근 인력은 물론 청년회.여성회 등 기본 인력 구조에서 대폭 축소가 기정사실이 됨으로써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당연설회나 합동연설회 등 조직 가동과 인력 동원의 정당 문화를 뜯어 고칠 경우 비용은 더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부패 구조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정치구조의 개선에 일조를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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