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속에서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하고 가끔씩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며칠 전 내가 좋아하는 테니스 모임이 끝나고 구이 집에서 소주 한잔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나의 우문에 K 한의원 원장은 스트레스 해소 운동이라고 했다.
그 외에도 돈 없이 행복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믿음과 희망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마다의 환경과 가치관에 따라 행복의 조건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주말을 이용해서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도 그동안 마음은 있었지만 자주 실천하지 못했던 터라 이번학기에는 이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간곳이 고령에 위치한 성 요셉 재활원이었다.
간단한 시설소개를 받고 청소를 한 후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수고하시는 선생님들과 함께 원생들의 식사를 도와주기로 하였다.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없는 지체부자유아들이라 반찬을 가위로 잘게 썰어주고 음식을 입에 넣어 주어야 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자꾸 소리를 지르는 녀석과 휠체어에 의지한 채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는 7살 남짓 어린아이의 식사를 도와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우리는 평소에 너무도 당연하기에 소중함을 잃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의 사랑, 직장과 일의 소중함, 가족과 이웃의 고마움 등등 너무도 많은 크고 작은 당연한 것들의 의미를 잊은 채 살아간다.
우리는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사하면서 살았는가? 그곳의 아이들에겐 그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날 하루의 만남을 통해 나눔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베푸는 사랑이야 말로 진정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하고 우리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그날 아이들의 식사를 도와주면서 눈물 젖은 빵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빵은 육체를 살찌우지만 눈물은 영혼을 살찌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미움은 미움을 낳듯이 베풂은 또다른 베풂을 낳는다.
불가에서는 하루에 한가지 착한 일을 하면 행복하다고 했던가? 우리 모두 이 늦가을의 풍요로움 속에서 베풂의 미덕을 가져봄이 어떨까? 황하진(대구가톨릭대 교수.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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