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궁궐을 만드는 데는 한 가지 원칙이 있었다.
오문삼조(五門三朝)가 그것이다.
오문삼조란 남에서 북으로 5개의 문을 내고 문과 문 사이에 외조(外朝), 치조(治朝), 연조(燕朝)를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궁궐의 공간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오문삼조보다 내외전(內外殿), 동궁, 생활주거공간, 후원(後苑), 궐내외각사(闕內外各司)로 구분하는 것이 간편하다.
내외전은 왕과 왕비의 공간으로 일상공간과 정치공간으로 나눠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정은 외전의 정전 앞마당을 이르는 말이다.
동궁은 세자가 활동하는 공간이고, 후원은 궁궐 북쪽편 산자락에 있는 원유를 지칭한다.
궐내각사는 관원들의 활동공간과 경비.호위 군사시설, 궁궐 시설 관리기구 등을 통칭한다.
궐외각사는 궁궐 정문 앞에 배치된 국가기관 관서들이다.
▲사옹원은 궐내각사의 하나로 왕과 왕족의 식사 공급에 관한 일을 맡았던 관청이다.
여기서 식재료를 대주면 중전, 대비전, 세자빈전 등 각 전각 주방에서 따로 음식을 마련한다.
각 주방에는 간식거리를 만드는 생과방(生果房)과 조석 수라를 맡는 내소주방(內燒廚房), 잔치음식을 관장하는 외소주방이 있었다.
당시는 아침 저녁 두끼 식사가 기본이고, 점심은 간식으로 때웠다.
아침수라는 오전 10시경, 저녁 수라는 오후 6, 7시경에 제공되며, 반찬은 12가지다.
왕과 왕비는 같은 방에서 수라를 받되 상을 따로 하여 각 3명의 상궁들이 시중을 들었다.
5월 단오부터 추석까지는 자기 그릇을, 가을.겨울에는 은기나 유기를 썼다고 한다.
▲요즘 MBC 50부작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이 거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장금이 방영 한 달만에 시청률 40%대를 돌파해 TV를 본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대장금에 빨려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장금 신드롬'까지 일고 있다고 한다.
기내식에 궁중음식이 들어가고, 상호가 대장금으로 바뀌는 등 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대장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생소한 궁중음식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또 왕이나 권신이 아닌 서민을 드라마의 주역으로 끌어올렸다는 점도 인기의 바탕이 됐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폭발적 인기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허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장금에게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목표와 올바른 실천노력이 있다.
거짓말로 범벅이 되고, 부패와 위선이 판치는 요즘 우리 생활을 고발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곪을 대로 곪아 퉁퉁 부은 사회의 부기를 한꺼번에 빼주는 청량제가 들어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를 바라는 대중들의 소박한 염원이 대장금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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