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3공단내 안경업체인 유한C.T.S는 지난해 초 중국 저장성(浙江省) 남부의 원저우(溫州)시에 진출한 이후 60여명의 현지 종업원을 고용, 최근 사업 기반을 잡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으나 외환 송금 등 금융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한C.T.S 이성룡 대표는 톈진(天津)이나 상하이(上海)처럼 국내 은행의 지점이나 현지 법인이 있으면 당일 외환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하지만 원저우에는 국내 은행의 지점이 없어 외환 결제 및 송금이 필요해 현지 중국은행을 이용하려면 5, 6일 이상 걸리기 일쑤라고 말한다.
이때문에 그는 설비 구입에 시급한 돈을 현지에서 국내로 귀국하는 지인들을 통해 외화 반출 기준 이하인 1만달러씩 나눠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원저우에 진출하려는 대구 안경업체들이 많으나 금융 불편은 물론이고 현지 사정에 어두워 망설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지역 업체들이 새롭게 진출하는 중국 지역에 지점이나 현지 법인을 개설, 금융은 물론 컨설팅 지원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원저우는 중국의 안경산업 중심지로 임금 수준이 국내의 25분의 1에 불과하고 기술력은 20년 이상 뒤져 있어 국내 안경업체들의 새 개척지이자 황금시장"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지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나 지역 경제에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하는 지역 기업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진출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으나 국내 은행의 중국내 지점이나 법인은 톈진, 상하이, 홍콩, 칭다오(靑島), 베이징(北京), 다롄(大連) 등 일부 지역에 머물러 금융 불편 등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7월말 현재 섬유, 안경테, 자동차부품 등 거의 전 업종에 걸쳐 대구.경북의 670여개 기업이 중국의 홍콩과 3개시, 13개 성에 진출해 있으나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랴오닝성(遼寧省), 허베이성(河北省) 등 상당수의 지역에 국내 금융기관의 지점이 없어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기업은행,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 11개 국내 은행이 22개 지점 및 법인을 두고 있고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5개 지점을 새로 개설할 계획으로 있으나 지역 기업이 새로 진출하는 지역에는 국내 은행의 지점이 없는 형편이다.
지역 업체들은 국내 은행이 중국의 새 개척지에 지점 등을 설립, 금융은 물론 컨설팅 지원을 해주길 바라고 있으며 대구시와 경북도 등 행정기관도 지역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재갑 기업은행 3공단지점장은 "국내 은행이 중국에 진출해 컨설팅업무까지 하는 것은 현실 여건상 아직 어렵지만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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