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소비사회가 만연했기 때문인가, 고부가가치 산업이 날로 성장하고있기 때문인가 '저축'의 의미가 날로 퇴색하고 있다.
물론 산업화 초기 단계처럼 저축이 곧 산업자본을 의미하던 시대는 지나갔지만 건전한 가정과 안정된 사회 유지를 위해 저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달 28일 제40회 저축의 날에 대통령상을 받은 대구 수성구의 이말금 주부는 지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12년간 우유배달해서 번 돈을 한푼도 빠짐없이 통장에 넣어 1억8천200만원을 모았다는, 지금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우직한' 행동이 우리들의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왜인가. 불신과 무책임이 난무하고 불건전 소비가 판을 치는 이 사회에 대한 조용한 반기(反旗)요, 말없는 교훈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빠져있다.
신용불량자 350만명이 이를 한마디로 입증해준다.
채무자들은 언젠가는 국가가 빚을 해결해 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젖어있다.
숱한 젊은이들은 소득도 없이 아직도 부모의 그늘에 묻혀 빈둥거리고 있다.
실질적 청년실업률이 15%를 넘는다는 추론도 무리는 아니다.
뿐만 아니다.
정치권에는 천문학적 규모의 검은 돈이 왔다갔다 했는데도 당사자들은 대부분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참된 말' '올바른 말' 한마디 듣기가 어려운 사회가 아닌가.
'소비가 미덕'이고 미래지향적인 '지식기반사회'에서 볼 때 개미처럼 쓰지않고 모으는 것이 능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에 폐를 끼치지 않고 개인의 신용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이말금씨의 굳건한 생활태도는 현대인들, 특히 젊은층에게는 귀감이 돼야한다.
수입은 생각지도 않고 지출부터 하는 세상이 아닌가.
'아니면 말고'식의 막연한 경제철학으로는 신뢰 사회를 구축할 수가 없다.
특히 새벽 우유배달을 하면서 우유를 엎질렀지만 '어떻든 한 집도 빠지면 안된다'는 이씨의 각오는 바로 '신뢰 사회'의 기반이다.
그런 신뢰 정신이 바로 오늘의 저축왕을 있게한 밑거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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