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섬유 이대로 둘 것인가-(주)보우 김복룡 대표

입력 2003-11-03 08:56:20

(주)보우 김복룡 대표

11일은 섬유의 날. 섬유산업이 1987년 11월 11일 단일업종으로는 최초로 섬유수출 100억불을 달성한 것을 기념해 지정한 섬유의 날이 올해로 벌써 17회째를 맞았다.

대구 성서공단 (주)보우 김복룡 대표는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섬유의 날 행사에서 국무총리상 수상자로 예정됐다.

굳이 서열을 따지면 훈장, 포장, 대통령상에 이은 네번째.

김 대표는 대구 산업용 섬유의 대표주자이다.

국내 유일의 Endless(이음새 없는) 펠트 제조회사로 1988년 (주)보우를 창립했다.

섬유의 날 '영예'의 상을 수상하는 김 대표의 마음은 기쁨 반, 씁쓸함 반이다.

지난 15년간 국내, 아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쌓아왔지만 아무도 '보우'의 가치를 몰라준 것.

특히 '대구'의 기업을 '대구'가 몰라 줘 대구시가 아닌 서울에서 산업기반 자금을 신청해 겨우(?) 기술 개발이 가능했다.

보우는 밖으로 보이는 매출액이 그리 크지 않아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 나가면 어느 자리에서나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세계 최대 섬유기계전시회 ITMA가 열린 영국 버밍햄. 1811년 설립해 2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돌프스&뮐러사(社) 가렛 CEO는 김 대표를 칙사 대접하며 보우 제품에 '원더풀'을 거듭했다.

사실 보우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펠트를 제조하는 회사. 갓 압출된 530℃의 알루미늄을 가공하는데 쓰이는 '케브라' 펠트는 일본보다 10%, 유럽보다 40~50% 정도 값이 비싸다.

다른 제품보다 수명이 배이상 길 뿐 아니라 형태 보존성, 내구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해 일본, 유럽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것. 가렛씨는 도대체 누가 이 제품을 개발해 낸 것인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몸소' 김 대표를 찾기도 했다.

김 대표는 "ITB사(社) 등 세계적 산업용 섬유회사가 많은 이탈리아는 의류뿐만 아니라 비의류용 소재에도 상당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나라로 밀라노프로젝트가 패션을 궁극점 지향점으로 의류 소재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구 섬유산업이 재도약하려면 소재개발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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