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시월의 마지막인 31일. 그냥 보내기가 마냥 아쉬운 많은 직장인들이 술집으로 발길을 옮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덩달아 술집들도 모처럼 호황을 맞았다.
포항의 횟집들과 고기집들. 좌석마다 꽉 찬 손님들로 넘쳐났다. 횟집 주인 정재호(42)씨는 "불경기로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손님들이 몰려 모처럼 신바람이 난다"고 즐거워 했다.
좌석을 가득 메운 손님들은 대부분 30, 40대로 젊은 시절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유행가를 읊조리며 살아온 세대들이었기에 향수가 더 했다.
공무원 한모(42.포항시 오천읍)씨는 "동료들과 10월을 아쉬워하며 소주 한 잔 하기로 했다"며 "오늘이 지나면 낙엽도 떨어지고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애잔하게 느껴지고, 지난 추억도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데 대해 일부에선 10, 20대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드는 날을 갖고 있지만, 그렇지못한 장년층들의 상대적인 추억만들기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사색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지난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바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해주기 때문이라는 그럴듯한 논리도 제기됐다.
포항의료원 정신과 김수룡 전문의는 "젊은 시절 앞만보고 달려온 장년층들이 비록 유행가에 지나지 않지만 10월의 마지막 날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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