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시름 컴퓨터로 이겨요"

입력 2003-11-01 10:43:42

"시어머니와 3명의 자녀, 남편 등 당장 여섯식구 살길이 막막하지만 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컴퓨터를 배우며 슬픔을 삭여야죠". 태풍때 일어난 산사태로 4천여평의 밭을 잃어버렸던 이현숙(37)주부는 밤늦은 시간임에도 경북도가 보낸 '디지털@경북'버스 속에서 노트북컴퓨터에 매달려 있었다.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 모 주유소 마당 한켠. 버스속에는 석보면내 20여명의 농민들이 컴퓨터활용 기초와 유통정보활용에 관한 컴퓨터 교육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들은 지난 태풍 매미때 수해로 논밭을 떠내려 보내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지만 수해복구와 막바지 수확의 피곤함도 잊은채 컴퓨터를 배우면서 용기를 되찾는 중이다.

이원영(39.석보면 답곡리)씨는 "태풍 매미가 고추 배추 등 5천평 밭을 몽땅 쓸어갔지만 이제 시름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컴퓨터 공부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부터 달려와 밤이 깊도록 컴퓨터 지도선생님과 함께 교육생들을 도우고 있는 김광현(37.석보면 택전리)씨는 이미 바소구리(basoguri)홈페이지를 만들어 농산물을 팔 정도의 컴퓨터 박사다. 김씨 역시 7천평 논밭을 수해로 날려보내 무려 8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봤다.

임점자(37.석보면 화매리)주부는 "그동안 틈틈이 자녀들에게 컴퓨터를 배웠으나 이번 교육은 농업정보검색과, 전자경매, 농업기술정보, 농진청도서관이용 등 내용이 매우 다양해 유익했다"고 말했다.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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