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말 꼬이네

입력 2003-11-01 10:49:43

민주당이 하는 일마다 꼬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악감정이 도화선이 됐던 대선자금 폭로가 구체적 증거자료 부족으로 답보상태에 빠져 있고 당의 단합을 꾀하기 위한 전당대회도 지도부 선출방식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잘하자고 하는 일인데 벌이는 일 마다 당 안팎의 여론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당대회의 지도부 선출방식과 관련, 민주당은 후보 중 한 사람만 선택하는 1인1표제로 할지, 후보 중 두 사람 이상을 선택해 다득표순(1인다표제)으로 선출할 것인지 내부이견이 분분하다. 민주당은 4일까지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지만 양측이 합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대표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추미애 의원과 소장파 의원들은 1표제를 주장하고 있고 박상천 대표, 김영환 정책위의장, 김경재 의원 등 고위당직자들은 다표제를 선호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

1인1표론자들은 "1인다표제를 택할 경우 유력 후보들끼리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의 공감대를 형성, 특정 후보를 왕따시키는 등 표심을 왜곡할 수 있다"고 반대파들을 공격하는 한편 "다표제로 확정될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이상수 의원에 대한 대선자금 폭로도 실패작이란 내부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노관규 민주당 예결위원장의 주장에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는 한편 노무현 대통령 대선자금 이중장부 발언을 둘러 싼 진위논란이 당내 곳곳에서 제기돼 자칫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7일 의총에서 불거진 대선자금 이중장부설 논란은 검찰이 자료를 요청하는 등 잠시 힘을 얻는 듯 했으나 박상희 김경재 의원 등 문제를 제기한 의원들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어 무책임한 폭로식 정치라는 역풍에 직면한 상황으로 반전됐다. 당내부에서는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게 아니냐. 한나라당 좋은 일만 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은 내부 논란을 진화시키기 위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9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사과발표 이후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며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이 근본적인 해결책 보다는 이렇다할 당내 수습방안이 없는 가운데 만들어진 임시방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30일 광주 지역 2곳 기초의원 선거의 패배를 두고 '지역주의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을 역공하고 나온 것도 선거패배에 대한 변명치고는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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