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SK외 거액수수 포착

입력 2003-10-31 11:30:30

대선자금 수사..."위원장실에 '산더미 현찰'"

'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31일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때 SK 외 다른 대기업들로부터도 거액의 대선자금을 현금으로 제공받은

단서를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민주당 대선캠프가 대선 당시 SK를 포함, 삼성과 LG, 롯데, 현대차

등 5대 기업으로부터 수수한 대선자금의 관련 자료를 입수, 불법성 여부를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져 여야 대선자금 전반으로의 수사 확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전날 구속수감된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게서 'SK 100억원'을 쌓

아둔 당사내 재정위원장 사무실에 수백억원대로 보이는 다른 현금이 함께 보관돼 있

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재정위원장실에 'SK 100억원'이 든 쇼핑백들을 약 1.2m

높이로 차곡차곡 쌓아두었고, 케비넷 등에는 1만원권 현금다발을 넣어두었으며, 가

로 3m, 세로 5m, 높이 1.2m 공간에는 현금을 담은 라면박스와 A4용지 박스를 4단

으로 쌓아놓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런 진술을 이씨 영장의 범죄사실에 적시하며, 재정위원장실에 있었던

현금을 추산해 볼때 당비 3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SK 100억원 외에 거액의 불법자금

이 함께 관리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최돈웅 의원이 대선때 SK 외에 다른 대기업의 고위책임자와도 수차

례 전화통화한 점에 비춰 이 돈이 다른 기업들로부터 불법 수수한 대선자금일 가능

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한나라당이 이들 대기업으로부터 수수한 대선자금을 유용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은 그러나 SK비자금 등의 사용처와 관련된 자료를 올 1월 폐기했다고 주장

하면서 용처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데다 최돈웅 의원과 당원 공모씨 등 SK 돈을

받아 당사로 옮기는데 관여한 사람들이 당사 등에 머물면서 출석에 불응, 수사에 어

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검찰은 SK비자금 수수와 집행 전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일

전 사무총장을 내주초 소환, SK 100억원에 대한 조사와 함께 다른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지원받았는 지 여부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이와관련, 검찰은 이재현씨 영장의 결론 부분에서 "(이번 수사가) 불법적인 대

선자금의 실체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처벌, 불법적인 관행을 근절할 절호의 기회"

라고 적시, 여야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적 수사 의지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또 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도 조만간 재소환, 이른바 5대 기업 외

에 풍산, 두산 등으로부터도 대선자금을 수수하는 과정에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됐는

지 여부도 확인키로 했다.

검찰은 이미 2차례 소환조사한 이화영 전 민주당 선대위 업무조정국장 등 민주

당 대선캠프의 자금담당자도 차례로 다시 불러 기업들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의 정확

한 내역과 사용처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사진설명)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이 30일 밤 구속수감되기 위해 서초동 대검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다물고 있다. (연합) --관련기사--

==>한나라 "SK외 자금수수 진술 없었다"==>한나라 3개 특검법안 국회 제출

==>한나라 특검법 제출의미

==>특검법안 3개로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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