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365-산이 만항 행복한 우리

입력 2003-10-30 08:59:12

갈수록 살기가 힘들다고 한다.

경제사정도 나빠지고 인심도 각박해지고 하루하루 사는 게 고단할 뿐.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까.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악 지역. 결론은 나와 있다.

한국인으로서 잘 산다는 것은 산다(山多), 즉 산에 많이 가는 것이다.

억지 논리가 아니다.

산에 가면 '1석 10조'의 효과. 행복이 산처럼 가득 쌓여 있다.

산에 가면 건강해지죠, 마음이 상쾌해지죠, 욕심을 버릴 수 있죠. '육체적, 정신적 완벽 건강제품'이다.

이처럼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으면서 큰 기쁨을 주는 '저비용 대만족'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호랑이 모양 한반도의 등줄기를 흔히 '백두대간'이라고 부른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강토의 허리를 타고 내려와 남해 앞에서 멈춘 지리산까지, 그 웅혼한 기상과 장엄한 기백이 실로 놀랍다.

민족의 정기가 넘쳐 흐른다

한국인이라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아야 할 필수코스. 나도 3주마다 주말을 맞아 대간종주 산행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7일은 1주년 되는 날. 지리산을 출발해서 추풍령을 거쳐 현재는 속리산으로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통일의 열망도 안은 채.

기개 높은 대한 남아로서 백두대간 마루금을 종주한다는 자부심과 기쁨은 재력가나 권력자도 부럽지 않게 만든다.

말이 되나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 나 혼자 홀로 행복하다.

'천상천하 유아독행'(天上天下 唯我獨幸).

단풍시즌에 설악산 대청봉을 올랐다.

공룡 등처럼 굽이치는 능선과 기암괴석, 우뚝 선 봉우리, 화려한 단풍, 대청봉 정상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 탄성 그 자체다.

신이 만들어 감추었는데 인간에게 들켜 버린 곳 같다.

인류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라는 남태평양의 팔라우, 태고적 신비를 담은 미국 그랜드 캐넌, 운해로 중국이 자랑하는 황산(黃山) 등. 여러 나라의 명승지를 가보았지만 설악산 대청봉을 따라갈 수 없다.

산악회 따라 무박산행하면 비용이 3만원 안팎. 바로 곁에 있는 아름다운 산도 가보지 않은 분들이 1백만~2백만원을 들여서 태국이니 필리핀이니 하며 동남아 지역을 가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피곤한 세상,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름다운 조국을 가졌다고 감사하자.

이헌태 보보스링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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