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기습공사'...사고 잇따라

입력 2003-10-28 12:28:21

"최소한의 대책은 세워놓고 공사를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끝난 뒤 본격적인 마무리 작업이 진행중인 대구지하철 2호선 공사 현상을 두고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보행자 및 차량 통행이 많은 중구 반월당 구간의 경우 엉성한 횡단 보도와 형식적인 차로변경 표지판 등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출퇴근 시간대에 안내원도 없이 차로를 막고 진행하는 '기습 공사'가 상습 체증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6시쯤 지하철 2호선 반월당지하공간개발 구간 중 영남제일고시학원~동아쇼핑 사이 차로는 양방향 모두 정체 차량들로 가득 찼다.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도로복구 공사를 하는 바람에 일부 차로가 줄어들거나 공사 차량이 진입하면서 차량 흐름이 순간순간 끊어진 탓.

성서방향으로 진행하던 이영우(35.대구 북구)씨는 "불편은 감수하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대 공사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업무상 시내를 자주 다니는데 출퇴근 시간만 되면 네거리에서 차가 뒤엉키지만 통제요원이나 경찰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중구 봉산동 경북대사범대부설초교 앞 도로는 5차로를 4차로로 줄인후 안내표지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상습 정체 및 사고 위험을 불러오고 있다. 수성교에서 봉산육거리를 지나면 4차로 우측편 인도경계 구조물에 차로 축소를 알리는 '차량진입금지 인도'라는 표지판이 있으나 크키가 'A4용지' 절반 정도여서 표지판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

이는 반월당네거리 주변 공사현장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23일 오후엔 덕산동 삼성금융플라자 앞을 지나던 승용차가 도로복구 공사로 변경된 횡단보도 계단에 걸터앉는 사고가 일어났다. 차주 장미희(46.수성구 범어4동)씨는 "사고 지점 바로 앞에 있는 동아쇼핑 주차장 진입로 안내 표지판을 보고 진행하다 사고를 당했다"며 "견인차를 불러 차를 끌어내려다 차체 아래 부분에 손상까지 입었다"고 했다. 목격자 황모(46)씨는 "이곳뿐 아니라 적십자병원 앞 횡단보도 등도 지하철공사 도로 복구 작업에 따른 시민불편이 너무 크다"면서 "특히 최근 바뀐 횡단보도들은 안내표지이 없고 계단까지 생겨 노약자나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은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삼덕네거리 주변 상인들은 시공사인 (주)삼환기업이 장애인용 리프트 설치를 위해 28일 오전부터 상점앞 인도까지 복공판을 깔고 보행자 안전용 울타리를 설치하겠다고 하자 소송 제기 움직임을 보이는등 반발하고 있다.

웨딩숍을 운영하는 이상일(33)씨는 "1년여간 가게 앞이 대형 크레인과 철판 펜스로 가로막혀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며 "시공사가 더 이상 영업을 방해하는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젠 인도까지 가로막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건설본부 및 시공사측은 "각 작업은 공사일정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며 차로변경 및 안내표지판 설치 등도 미리미리 해놓고 있지만 시민들이 자세히 보지 않아 이같은 불만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사진설명:사진위-지하철2호선 반월당지하공간개발 시공사측이 최근 차로변경을 하면서 주변 안내표지판 및 횡단보도 계단설치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없이 작업을 진행하다 23일 오후 한 시민이 차량사고를 냈다. (사진제공=독자 황영철(46)씨.

사진아래-28일 오전 출근시간대에 대구 달구벌대로 지하철 2호선 복공판 작업 등이 이뤄져 교통체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중구 봉산육거리 교차로.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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