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관 '줄사퇴', 청와대 '뒤숭숭'

입력 2003-10-28 11:37:31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의 사표가 수리된 27일 청와대비서실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사퇴의사가 워낙 완강하고 확고해 사표를 수리키로 했다"며 사표수리방침을 밝히면서도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도 물러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날 '이광재 사단'으로 불리던 송치복 국정홍보비서관이 개인사정을 이유로 사퇴했고 김용석 인사보좌관실 비서관도 사퇴했다.

얼핏 보기에도 이 실장의 사표수리에 반발해 동반사퇴하는 모양새다.

송 전 비서관은 이 실장이 사표를 제출한 지난 주초부터 사의를 표명한 뒤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반발사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실장이 사표를 제출한 시점에 이 실장과 가까운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동반퇴진 논의를 했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에 대해 윤태영 대변인은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분인데 국정홍보시스템을 갖추는 데 기여하기 위해 청와대의 요청에 의해 근무해왔지만 어느 정도 업무가 잡혀 고유업무로 돌아가려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송 전 비서관은 'OK! SK!' 등의 카피를 만든 잘나가던 카피라이터로 지난 대선때도 '노무현의 눈물'이라는 대선광고를 제작,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반발, 동북아중심추진위의 임원혁 비서관이 사퇴하는 등 청와대비서관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사태는 청와대직원들의 공직근무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박남춘 선임행정관(부이사관)을 국정상황실장 직무대리로 임명하는 등 청와대진용의 응급처방에 나섰지만 '386핵심측근'이 청와대를 떠남에 따라 청와대내의 역학구도도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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