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일간 참아왔는데 마지막까지 망신을 주기냐?"
지난 23일 오후 2003경주세계문화엑스포 폐막식에 초청된 이진구 경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의원 10여명의 승용차가 앞서가는 내빈차량을 뒤따라 입장하려고 했으나 경비원들이 진입을 저지했다.
분을 삼키지 못한 시의원들은 "해도 너무한다"면서 펄펄뛰었다. 결국 폐막식 임박해 이들은 행사 불참을 선언한 뒤 모두 퇴장해 버렸다.
엑스포 행사장 정문 옆으로 통하는 이 도로는 지금까지 내외귀빈, 보도진, 조직위 직원들이 이용해 온 통로다. 그러나 이날 이곳을 지키던 경비원들은 신분을 밝혔음에도 시의원들의 차량을 붙잡았다.
경비원들은 "행사참가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외부차량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시의원 차량의 진입을 막았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경주시와 엑스포조직위는 "왜 하필 시의원들을 막았느냐"며 경비원들을 질책했지만 이미 시의원들은 돌아간 뒤였다.
백상승 경주시장과 유흥열 엑스포 사무총장은 뒤늦게 집행부 간부와 조직위 간부를 보내 의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토라진 시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시의원들은 "평소에도 시의원에 대한 예우가 엉망이었다"면서 집행부와 조직위를 싸잡아 비난했다.
한 시의원은 "사소한 일을 두고 대범하게 처신하지 못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그동안 엑스포 홍보에 나선 시간이 아깝다"며 주최측을 성토했다.
사회2부.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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