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 한판, 플래시몹(flashmob)'
25일 오후 2시15분,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과 동대구 지하철역 사이를 잇는 광장 계단에서는 오른쪽 귀에 전화기를 댄 10, 20대 2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갑자기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대전에서 휴대전화로 전해오는 돌림노래를 받아 "안녕, 시드니"를 힘껏 외치고 "다같이 돌자, 지구 한 바퀴, 아침 일찍 일어나 지구 한 바퀴"를 부른 뒤 "안녕, 싱가포르"를 세 번 외치고는 뿔뿔이 흩어졌다.
우연히 이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의 얼굴에는 황당한 표정이 가득했다.
이들의 외침은 다시 부산으로 전해져 동일한 모임이 진행됐다.
이날 모임은 전 세계 네티즌들이 함께 하는 '글로벌 플래시몹'의 일환으로 전국 7개 도시와 미국 보스턴.올란도.밀워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홍콩 등 수십개국이 참가해 국제표준시각(GMT) 오전 9시에 동시에 실시됐다.
'플래시몹'은 인터넷에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플래시 크라우드(flash crowd)'와 참여군중 '스마트 몹(smart mob)'이 결합된 신조어. '재미삼아 하는 불특정 다수의 특정 행동'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동대구역 '플래시몹' 행사는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24일 밤 이메일을 통해 접선 장소와 암호만을 공지 받은 뒤, 작전 30분 전에야 비로소 행사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들이 지령을 전달받은 장소는 동대구역 화장실. 남자는 남자화장실 4번칸에서 '아빠가'를, 여자는 화장실 8번칸에서 '엄마가'란 암호를 말한 뒤 행동 방식이 적힌 쪽지를 건네 받았다.
대구에서는 처음 열리는 플래시몹이었던 이날 행사는 예상보다 참가인원이 적은 데다 오가는 인파가 적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다음 카페내 대구 플래시몹 회원들인 참가자들은 첫 모임의 성공을 자축하며 다음 플래시몹을 기약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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