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에 심는 대구사랑

입력 2003-10-25 10:41:07

'대구의 사랑을 심고 오겠습니다'.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에서 활동하던 상록수 부대의 철수에 때맞춰 대구의 시민단체 '달서사랑시민모임'이 대구의 정을 가득히 담아 동티모르 땅을 밟는다.

24일 대구공항을 출발한 '달서사랑시민모임'(회장 권형우) 회원 등 17명은 인도네시아를 거쳐 26일 동티모르를 방문한다. 이들이 동티모르를 찾는 이유는 전쟁과 가난으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청소년들의 교육 지원사업에 나서기 위해서다.

방문단은 준비해 간 컴퓨터 30대를 수도 딜리에 있는 중.고교에 기증하고 유치원을 방문해 유아용 놀이기구 세트와 T셔츠 150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이날 동행한 '아름다운 유치원'(대구 동구) 원장 조명숙(45.여)씨는 현지의 헤라유치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현지 유치원 교사 10여명을 선발, 계명 문화대에서 유아교육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방문단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학비 지원과 한국 유학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현지 장학재단 설립과 태권도교실 운영방안 등을 동티모르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동티모르 행은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한 동티모르 선수단(4명)을, 서포터스를 맡았던 달서사랑시민모임 등에서 따듯하게 맞아준 것이 계기가 됐다. 반바지와 T셔츠 차림의 선수단이 운동화도 없이 샌달만 신고 입국해 개회식 행사 참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유니폼과 운동화 등을 전달하고, 경기 때마다 열렬히 응원했던 것.

이후 귀국한 동티모르 선수단은 대구의 사랑을 정부에 전달했고 동티모르 정부측에서 '달서사랑시민모임'을 정식 초청하게 됐다.

대구 대표단은 3박4일 동안 동티모르에 머물며 구스마오 대통령 면담을 비롯, 각 부족대표들이 마련한 환영 만찬 등에 참석하게 된다. 권회장은 "이번 교류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4년간 현지에서 '다국적군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상록수부대의 명성을 계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구 방문단에는 U대회 기간 동안 '동티모르 선수단'의 활동을 보도한 매일신문 이채근.최병고 기자도 초청을 받아 동행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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