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2 최상의 컨디션 이렇게 만든다

입력 2003-10-24 15:46:28

수능시험을 치른 후 채점 결과를 보면 대체로 한 학급에서 30% 정도의 수험생들은 모의고사 성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 나온다.

이런 학생들은 거의 모두가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았다고 말한다.

수험생들에게 좋은 컨디션이란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고도의 집중력으로 문제풀이에 몰입할 수 있는 최상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말한다.

어떻게 하면 수능일까지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학습과 생활 측면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본다.

▶끝까지 책을 잡고 있어야 한다

시험을 열흘 남짓 남겨 둔 시점에서는 많은 수험생들이 불안과 긴장 때문에 책을 잡지 못하고 그냥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러나 지금 차분하게 책을 잡을 수 있는 수험생이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는다.

공부하는 내용이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심리적 안정이 유지되고 수능 당일에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언어와 영어는 언어감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운 지문의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수학은 매일 모든 단원의 문제를 한 문제 이상 끝까지 풀어보아야 계산 속도나 정확성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사회.과학탐구는 최근 몇 해 동안 제시된 자료를 분석, 해석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문제를 꾸준히 풀면서 교과서의 여러 자료나 실험과정 등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중치 적용 과목에 신경써라

입시요강을 살펴보면 사회탐구, 과학탐구 모두를 반영하는 대학은 그렇게 많지 않다.

상당수의 대학에서 인문계는 과학탐구, 자연계는 사회탐구를 반영하지 않는다

전 영역을 반영한다고 해도 계열에 따라 다른 가중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지원계열에 따라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전 과목을 합산하는 총점 등급을 생각하면 계열에 상관없이 모든 과목을 다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계열에 따라 반영되지 않는 영역은 수업시간에 듣는 정도로 하고, 계열별로 필요한 영역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욕심을 버려라

현 시점에서 전 과목에 대한 정리가 완벽하게 되어 있는 수험생은 없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남은 기간 아무리 노력해도 다 정리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책을 놓아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아는 것만 실수없이 풀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실제 시험에서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문제풀이에 몰입하는 수험생들이 고득점할 가능성이 높다.

▶취약 단원을 확인하라

수능시험의 특성상 맹목적인 암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암기하려고 하면 시간도 부족하고 학습 부담도 많이 느끼게 된다.

이제는 이해에 중점을 두며 교과서를 비교적 빠른 속도로 통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때 자칫하면 아는 단원만 눈에 들어오고 자신이 약한 단원은 계속 소홀하기 쉽다.

잘 아는 것을 되풀이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다.

시간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먼저 혼자서 깊게 생각해보고, 그런 다음 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아는 것을 되풀이하기보다는 취약한 부분을 하나라도 더 보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라

문제를 풀다가 즉시 해결되지 않으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끝까지 생각하지 않고 답부터 보기가 쉽다.

모를수록 악착같이 달려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문제를 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은 기간 두 번 정도는 OMR 답안지가 있는 전 과목 실전 모의고사 문제로 정한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고 답안지에 마킹하는 연습을 하면서 속도조절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이는 마라톤에 비유하면 풀코스 완주 훈련에 해당된다.

▶수업시간을 놓치지 말라

이 무렵 교실에서는 진행 중인 수업을 외면하고 다른 과목을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보다 더 어리석은 짓은 없다.

혼자 공부하다 보면 한두 과목에 치우치기가 쉽고 그러다 보면 전 과목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된다.

다 아는 내용이라도 반드시 수업을 들어야 한다.

평소 성적이 잘 나오는 수험생이라도 정규 수업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재수생 중에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혼자서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 경우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상위권 재수생들이 마지막 정리에서 균형을 잃어 고득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바꿔라

수면 부족은 몸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학습능률을 저하시킨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마음은 더욱 불안해지고 결국엔 하고자 하는 의욕마저 상실해 자포자기의 상태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게 된다.

평소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다가 실제 시험을 망치게 되는 학생들 대부분이 최종 마무리 과정에서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다.

지금은 한두 시간 공부를 더하는 것보다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은 6시간 이상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면 피로회복이 빠르고 낮 시간에 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바꾸어야 한다.

2, 3일에 한 번 정도는 온수욕을 하며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건강 문제에 너무 민감하면 오히려 해롭다.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단판 승부에 강해지려면

단판승부는 담력이 강하고 낙관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다.

담력이나 삶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 등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기질이기 때문에 후천적인 노력으로 쉽게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다.

설혹 그런 측면이 강하다 할지라도 자신있게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누가 좀 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수험생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주지 못한다.

수험생 스스로 하루하루 계획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여 성취감을 쌓는 것이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활을 성공적으로 보낸 많은 수험생들이 한결같이 자신의 노력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매일 아침과 자기 전에 모든 것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 결의를 다지는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아침 시간의 결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저녁시간의 결의는 불안감을 없애는데 최고라는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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