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8시55분쯤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주)세원정공에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이해남(41.충남 천안시 적산읍) 세원테크 노조위원장이 분신 자살을 기도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동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소속돼 있는 세원테크 노조원들이 본사인 세원정공 앞에서 벌이고 있는 천막농성장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는데 이씨가 담장을 통해 몰래 공장안으로 들어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분신을 기도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3월18일 해고당했으며 업무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다.
이씨는 분신에 앞서 '나 하나의 죽음으로 민주노조 사수.노동해방이 앞당겨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유서를 천과 편지지에 쓰고, 이날 오후 7시쯤에는 노조 홈페이지에 분신을 예고하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씨가 온몸에 95% 이상의 화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원테크 노조원들은 지난해 8월 시작된 회사의 파업때 노조 간부 이현중(30)씨가 노사충돌 과정에서 바리케이드에 머리를 부딪혀 심한 상처를 입은 뒤 지병인 암이 악화, 지난 8월26일 숨지자 회사측의 보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1일부터 본사인 세원정공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한편 이씨의 분신이 노동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민노총과 금속노조 관계자들은 24일 오전 10시 동산병원에서 '이씨의 분신은 노조 탄압에 따른 것이며 민주 노총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투쟁에 나설 것'이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또 서울과 부산 등 각지에서 민노총 지도부와 금속노조 관계자들이 동산 병원으로 집결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300여명의 민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중환자실 주변을 지키고 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4개 중대 병력을 병원 외곽에 배치했다.
89년 설립된 세원정공(대표 김문기)은 자동차 철판 부품을 만드는 업체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세원테크(충남 아산), 세원물산(경북 영천)과 자동차 계기판.재떨이 등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세원E&I(경북 영천)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세원정공을 비롯한 이들 회사들은 현대.기아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원정공은 연매출 385억원의 중견 기업으로 96년 상장됐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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