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거북바위 '머리 돌리기' 운동

입력 2003-10-24 11:26:49

'거북바위'를 바로 놓읍시다'.

대구 봉산동 제일여중 운동장에 방치된 일명 '연귀산 거북바위'의 방향을 원래대로 돌려 놓고 대구시 문화재로 지정하자(본지 2월 6일.24일 보도)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학자.시민단체.대구시 공무원 노조 등이 중심이 되어 지난 9월 4일 결성된 '달구벌 얼 찾는 모임'(이하 달찾모.대표 이정웅)은 달구벌 역사와 문화 원류 찾기 첫 사업으로 '연귀산 돌거북 바로놓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의 이정웅 대표는 "1945년 거북바위가 원래 위치에서 수십m 남서쪽으로 옮겨졌고 머리와 꼬리의 방향도 동서 방향으로 틀어져 대구의 남북간 지맥을 잇겠다던 선인들의 숭고한 뜻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훼손되고 잊혀져 가는 달구벌의 얼을 되살리기 위해 거북바위를 바로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찾모는 거북바위 주변 철책을 없애고 둘레 보호석을 놓으며 사업의 뜻을 담은 표석을 설치한 뒤 제를 지내는 '거북바위 바로놓기' 행사를 다음달 19일 열 계획이며 이를 위해 대구시교육청, 제일여중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일여중 운동장 한 구석에 위치한 연귀산 거북바위는 지름 2m 크기의 둥근 바위로 거북등 무늬 모양의 각진 줄 홈이 패어 있고 머리.꼬리 모양도 완연해 거북의 형상을 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구읍지에 따르면 "대구에 읍을 창성할 때 지맥을 살펴보았더니 남에서 북으로 통하는 기가 이 일대에서 흩어진다 하여 이를 잇기 위해 머리를 남으로, 꼬리를 북으로 둔 돌거북을 놓았다"고 기록돼 있다.

달구벌에 불이 잦아 불과 상극인 거북을 만들어 놓았더니 불이 나지 않더라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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