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정비는 뒷전, 관광버스 '막간다'

입력 2003-10-23 11:45:22

행락철이 다가오면 그냥 달려야죠. 차량 정비는 그 다음이고…'.

영업용 차량의 정비를 업계 자율에 맡기는 내용으로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된 이후 사고 예방을 위한 관광 버스의 사전 점검 체계가 사실상 사라져 대형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99년 12월 5대 이상 영업용 차량을 소유한 운수사업자에 대해 자체 정비책임자를 두도록 한 자동차 관리법상의 규정을 폐지, 사업자 등록시 서류상으로 지정 정비업체만 있으면 되도록 법 조항을 개정했다.

그러나 지정 정비업체 제도도 서류상 존재할 뿐 해당 기관의 사후 관리가 없어 대부분의 관광버스들이 일년에 한차례씩 받는 브레이크.속도계.라이트 시험 등 자동차 정기 검사를 제외하고는 필요에 따라 자율 정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

실제 대구시의 경우 40개 관광회사에서 1천60대의 관광버스를 운행중이지만 자체 정비기사와 정비 시설을 갖추고 있는 업체는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버스 기사 김모(37)씨는 "사업체마다 지정 정비업체를 두게 한 조항은 강제력이 없어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것"이라며 "개인이 소유한 지입식 차량이 전체 관광전세버스의 90% 이상에 이르면서 운전기사 개인의 선호에 따라 정비업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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