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이후 농업을 보호하는 빗장이 하나씩 열리더니 이젠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의 수입이 개방됐다.
이에 따라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세계 각국의 농산물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 속에서도 농촌 현장에 있는 농업인들은 농업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많은 성공사례를 기록해나가고 있다.
UR이후 경북도내 농업 전 분야에서 우수한 경영사례를 발굴, 제시함으로써 현장 농업인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또 이를 통해 우리 농업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1)쌀농사-금종농산 김종기씨
"쌀농사 짓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품질좋은 쌀만 생산할 수 있다면 아직도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쌀 농사에 독특한 경영기법을 도입한 쌀전문 농사꾼 김종기(55.칠곡군 기산면 영리 금종농산 대표)씨.
모든 농민들이 쌀농사의 암울한 미래로 위기감에 젖어있지만 그는 정반대로 쌀농사에 모든 걸 건 승부사다.
쌀농사만으로 연간 1억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린다.
김씨가 남들이 피해가는 쌀농사로 성공한 원천은 '농사를 즐겁게 짓는다'는 남다른 생각과 부지런함이다.
부인 장점희(49)씨와 외아들 창수(25)씨 등 일가족 3명만으로 12만평의 논농사를 짓는다.
12만평의 농사중 김씨 소유는 1만4천여평뿐. 나머지는 모두 임대한 땅이다
단 세식구가 600여 마지기의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조.중.만생종의 벼를 골고루 재배하여 일하는 시기를 분산한 독특한 경영기법 덕분이다.
그리고 모내기 시기를 앞당기고 적절한 비료주기 등 관리대책을 세운다.
김씨의 농장엔 일반농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110마력과 130마력의 대형 트랙터가 턱 버티고 있다.
이 트랙터가 가장 큰 일꾼인 셈이다.
고교졸업후 대구에서 회사원 생활과 좌석버스 운전기사를 하던 김씨가 고향에서 농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78년 말. 부친이 병환으로 고생하시면서 장남인 김씨가 집안살림을 떠맡았다.
물려받은 논 500평과 고향에 내려오면서 400평을 새로 마련했다.
이 땅에 부인과 함께 참외농사를 시작하면서 꽤 재미를 봤다.
1990년부터 농촌진흥공사와 이웃의 땅을 빌려 본격적으로 벼농사를 시작했다.
2만여평의 논농사를 기초로 기업농의 발판을 마련한 후 불과 10여년 만에 12만평(600마지기)의 대농가로 성장했다.
'쌀농사의 규모화를 통해 쌀산업의 구조를 바꿔 나간다'는 전업농육성을 강조한 정부방침과 시기상 맞아들어간 것도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김씨는 매년 도내에서 가장 먼저 모내기를 하고 가장 먼저 수확하는 농사꾼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 빠른 4월22일에 첫 모심기를 했다.
한달정도 빨리 온 추석을 겨냥, 햅쌀을 생산하겠다는 야심에서다.
올해초엔 1억5천만원을 들여 농장앞에 직접 도정공장을 준공,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금종쌀'을 생산해내고 있다.
금종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로 인증받은 후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일반쌀에 비해 높은 가격(kg당 2천500원)을 받고 농협 하나로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완전무농약쌀은 kg당 3천500원에도 주문이 폭주한다.
"진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씨의 대답은 간단하다.
"이 넓은 땅에 무슨 수로 농약을 다 칠 수 있겠느냐".
일손도 없는데 차라리 친환경쌀을 생산해내는 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더 낫다는 게 김씨의 계산이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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