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녀온 변영우 경북도의사회장

입력 2003-10-21 15:30:39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진단기기는 고사하고 수액(링거), 심지어 소독면 같은 소모품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한의사협회 방북단(단장 신상진 회장)의 일원으로 최근 북한에서 열린 평양의과학 토론회에 다녀 온 변영우(55) 경북도의사회장은 20일 방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열악한 북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부터 털어놨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대한의협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5회째. 그동안 남측이 북한에 의료설비와 의료품을 지원하는 정도로 그쳤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학술대회도 가졌다.

그동안 4차례 행사를 통해 남측은 북한에 수액공장을 짓도록 17억원을 지원했고, 이번 방문 때에는 컴퓨터단층촬영기(CT) 등 진단장비를 전달했다고 한다.

학술대회 성과와 관련해 변 회장은 "북한은 기초의학 분야에서 발표했고 우리측은 내시경검사, 간암, 폐결핵 등 임상 분야의 주제를 발표해 북측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북한 의료 여건에 대해선 "종합병원에서 사이다병과 (속이 빈) 노란고무줄을 이용해 환자에게 수액을 놓는다고 할 정도"라면서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의과대병원과 평양산원을 방문했는데 건물은 웅장했지만 의료 장비는 낙후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측의 극진한 대우는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북한의 차관급 관료가 비행장까지 따라와서 따뜻이 배웅하며 환송해 줬다는 것.

방북 관련 취재가 끝난 뒤 변 회장은 국내 의료여건과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그는 "정부와 보험공단 등이 의사를 건강보험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몰아가는데 대한 의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의사가 국민에게 신뢰받도록 더 노력해야겠지만 의약분업 재평가 등을 통해 의사가 진료에 전념할 수 있고, 국민을 위한 좋은 의료제도를 만드는데 의사들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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