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륵의 가야금 선율 부활...21일 초연

입력 2003-10-21 09:19:59

악성(樂聖) 우륵은 적지 않은 곡을 지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승된 작품이 없어 그 실체를 알 길이 없다.

다만 삼국사기 '악지'(樂志)를 보면 우륵이 가야금을 만든 가야국 가실왕의 뜻을 받들어 12곡을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상가라도, 하가라도, 달기, 사물, 물혜, 하기물, 상기물, 거열, 사팔혜, 이사, 사자기, 보기가 그것인데 모두 대가야 당시 군.현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우륵의 12곡 가운데 '상가라도'(上加羅都)가 다시 태어났다.

고령 성산 태생의 시인이자 대구가톨릭대 교수인 권국명씨가 노랫말을 짓고 김경배 경북대 국악과 교수가 곡을 썼다.

우륵의 12곡 가운데 상가라도가 창작곡으로 선택된 것은 대가야의 도읍이자 우륵의 고향인 고령 지역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2천여년 전 이진아시왕이 가야산 밑 여기 고령 땅에 웅혼한 대가야국을 열었어라'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상가라도는 고령 지역의 민요와 농요 등 토속적인 가락에 바탕을 두고 작곡됐다.

유연하고 장엄한 중모리장단의 1악장과 경쾌하고 발랄한 자진모리 장단의 2악장으로 구성된 정악(正樂)풍의 가야금 곡이다.

연주시간은 10여분 정도.

상가라도는 2001년에 창단된 대가야 가야금 연주단(단장 정해임)의 위촉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21일 오후 6시 대구문예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대가야의 밤'에서 초연된다.

노래와 가락, 춤이 한데 어우러지는 무대로 대가야 가야금 연주단의 정해임.이지영.이정현.라수영 단원이 25현 가야금을 연주하고 한국정가회 회원 우희자씨가 노래를 부른다.

이은자씨의 춤과 이지현씨의 대금, 신석현씨의 장구도 함께 어우러진다.

대가야 가야금 연주단 정해임 단장(경북대 국악과 교수)은 "고령은 우륵 선생의 탄생지이기 때문에 이번에 만들어진 상가라도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대가야를 모티브로 한 곡들을 많이 만들고 연주해 우륵 선생의 정신을 기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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