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김인회(61)씨 안타까운 투병기

입력 2003-10-16 11:39:49

백혈병에 걸린 김인회(61.대구 비산동)씨가 몇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가 심한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진 것은 지난달 9월 중순. 평소 다리 관절염 때문에 '허약한 체질 탓이려니…'하고 계명대 동산병원을 찾은 김씨는 날벼락 같은 검사결과를 듣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관절염 외에 평소 건강하게 생활하던 김씨를 쓰러뜨린 병명은 백혈병 중에서도 치사율이 높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비정상적으로 백혈구가 증가, 정상 적혈구나 혈소판의 수치를 떨어뜨려 감염과 출혈을 일으키고 발병뒤 몇 달내에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현재 김씨는 지난 6일의 입원 당시에 비해 백혈구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주치의인 혈액종양내과 송홍석 교수는 "현재 항암치료를 계획 중이지만 치료비가 없어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라며 "치료를 빨리 받지 않으면 2달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하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김씨의 재산은 전세금 2천만원이 전부로 현재 수입은 전무한 상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내 이순이(53)씨가 봉제공장에 다니며 월 50만원을 버는 것이 유일한 수입이었지만 두달전 아내마저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입이 끊겨 버렸다.

더구나 김씨가 20여년동안 날염기술자로 일하면서 모았던 돈마저 아내 치료비로 모두 써버렸다.

경산의 한 A/S센터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하는 큰 아들 태오(37)씨와 막노동을 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막내 아들 태윤(35)씨가 매달 몇십만원씩 보내오고 있지만 아내 이씨의 약값조차 대기가 빠듯한 실정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김씨는 자신의 병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퇴원만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활고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까지 생기는 상황에서 분수에 맞지 않게 너무 비싼 병에 걸린 것 같다"는 김씨는 취재진에게 제발 가족들에겐 자신의 병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막내아들 결혼은 시키고 눈을 감아야지..."하며 삶에 대한 희망은 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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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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