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타 '얼짱', 연예계 '점령'하다

입력 2003-10-16 09:08:37

인터넷 스타 '얼짱'이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다.

소위 '얼짱'은 '얼굴이 짱'의 준말로 예쁘고 잘 생긴 사람들을 일컫는 인터넷 신조어.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을 게재하면 이를 본 네티즌들의 평가에 의해 '얼짱'으로 인정받게 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얼짱'들이 연예계로 진출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얼짱'들의 사진을 모은 사이트는 연예계 진출의 교두보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영화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의 박한별과 '장화, 홍련'의 임수정은 '얼짱' 출신이라는 경력으로 주연을 맡은 바 있다.

최근엔 '얼짱'에 이어 노래를 잘 부르는 '노래짱'도 유행한다.

◇ 네티즌이 만든 스타 '얼짱'

'얼짱'은 지난해 2월 D 포털사이트에 '오대얼짱' 카페가 개설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회원 수만 37만여명에 달하는 이 카페는 여고 2년생 이모(17)양이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던 '얼짱'들의 사진을 모아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네티즌의 추천과 신청을 통해 접수를 받고, 네티즌의 추첨을 통해 5명의 얼짱을 선정한다.

이를 통해 인정받은 '1기 얼짱'들이 박한별, 김신혜, 구혜선, 이주연, 박설미이다.

박한별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미 스타덤에 올랐고 김신혜, 구혜선, 박설미 등도 CF와 방송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주연은 최근 CF에 출연하면서 연예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얼짱' 열풍은 스크린에도 몰아치고 있다.

'얼짱'을 소재로 한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 '얼짱'과 귀여운 평범녀의 사랑이야기인 '그 놈은 멋있었다'가 내년 2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갔고 '그녀를 모르면 간첩', '늑대의 유혹' 등도 제작 중이다.

연기 분야뿐만 아니라 가수도 인터넷을 통해 탄생한다.

서후와 도은영이 그 첫 주자. 팬카페도 각각 10여개에 이른다.

이른바 '노래짱'으로 불리는 이들은 자신이 직접 춤추고 노래하며 찍은 동영상 파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아마추어 가수 김순년과 연규성, 김병수, 도은영 등도 한번도 방송에 출연해보지 못했지만 탁월한 노래 실력 하나로 네티즌을 사로잡고 있다.

◇ '얼짱'의 고공 비행 계속될까?

'얼짱'의 급부상에 대해 연예기획사들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네티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얼짱'들은 오프라인에서의 성공 확률도 높기 때문.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인정받은 '얼짱' 대부분이 연예인이 되기엔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점차 '얼짱'을 기피하는 추세라고 연예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공중파 TV 3사는 한동안 중단했던 신인 탤런트 공채를 일제히 부활시키기로 했다.

기획사 소속 연기자들의 연기력과 직업 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 이에 따라 '얼짱'처럼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대경전문대 연극영화방송계열 한상덕 교수는 "'얼짱'들은 대개 연예계에 입문하기 위한 훈련과 연마 과정이 생략된다"면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얼짱'은 그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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