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하는 오후

입력 2003-10-15 09:05:34

누군가를 알게되는 일은

깊이 모를 물에 발 담그는 일

살면서 누군가에게

거칠게 흐르는 물이 되지 않는 일

그를 허덕이게 하지 않은 일,

힘들고 어렵습니다.

누군가 내 등을 후려치고 갑니다.

돌아보니 가을입니다.

홍희숙 '가을' 부분

며칠 전 구미 금오산에 간 적이 있다.

시 낭송회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도착해서 준비된 의자가 너무 많다는 것에 놀랐고 또 그 의자가 결국 다 찼다는데 또 한번 놀랐다.

구미라는 도시가 공업도시이기 때문에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그 반대라고 봐야 할 것이다.

공업도시이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가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시이다.

힘들게 사는 삶 속에서 불현듯 느끼는 찬바람에 가을이 왔음을 깨닫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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