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스캐너, 컬러 복사기로 만든 위조지폐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나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위폐가 1996년 1장, 97년 8장, 98년 34장, 99년 223장, 2000년 303장, 2001년 138장, 2002년 297장, 2003년 올 상반기 205장, 7~9월 88장이 발견됐다. 2001년을 제하고는 매년 급증추세이며, 올들어서는 매일 하루에 한장 이상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위폐가 유통되어도 은행 창구 등에서 적발되지 않는 사례가 많고 경찰도 위폐범을 제대로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전문위조지폐단 뿐만 아니라 청소년 등이 호기심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청소년층이 화폐 위조시 중벌을 받는다는 사실도 모른채 장난삼아 위조하는 사례가 많아 금융및 사법당국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위조지폐 유통 및 증가 추세=컴퓨터 스캐너, 컬러 복사기가 등장하고 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위조지폐는 대구.경북지역에서 2000년 303장, 2001년 138장으로 일시 줄어들었다가 2002년 297장으로 늘어난 뒤 올 상반기에만 205장이 발견되는 등 증가 추세에 있고 1년 사이 125.5% 이상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도 96년 37장, 97년 1천40장, 98년 365장, 99년 1천377장, 2000년 1천142장, 2001년 1천547장, 지난해 3천14장(상반기 1천142장)이 발견되었고 올 상반기에만 1천931장이 발견되었다.
발견된 위폐 중 만원권이 80% 이상이며 나머지는 오천원권, 천원권. 만원권의 유통 기한은 4년6개월, 오천원권과 천원권의 유통 기한은 2년으로 위조지폐는 이보다 유통 기한이 훨씬 짧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시민이나 은행에서 적발되는 경우는 10~20% 정도에 그치며 한국은행에 환수돼 적발되는 경우가 80% 이상에 달해 시중에서 상당 기간 유통되는 실정이다.
△다발적, 소량 제조=컬러 복사기와 컴퓨터 스캐너가 보편화되면서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위폐를 만들 수 있고 위폐범 적발이 쉽지 않아 사안이 심각하다. 96~97년 이전에는 주로 전문 위조지폐단이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었으나 이후 2002년 297장 중 149종(화폐기번호 기준), 올 상반기 205장 중 138종 등 개인이 3~4장 이상씩 소량 위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돼 위폐범 적발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위폐의 95~99% 이상이 컴퓨터 스캐너로 제조되며 정교하게 만들어져 진폐와 구분이 쉽지 않다. 위폐 방지용으로 화폐에 은선을 심고 있으나 컴퓨터 스캐너로 제조된 위폐는 은선 부분이 열을 받아 검게 구분되나 여기에 은분을 입혀 감시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화폐를 취급하는 개인이나 은행이 위폐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은행에서도 현금 계산기로 돈을 세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발견되지 않으며 한국은행에 입금돼 위폐 검사기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별 효과 없는 위폐 방지 대책=지난해 한국은행은 오천원권 위조지폐를 막기 위해 은선을 심은 새 오천원권을 발행, 오천원권 위폐의 발생을 줄였다. 2001년 대구.경북지역에서 발견된 위폐 138장 중 오천원권은 8장으로 4.3%를 차지했다가 2002년 전체 위폐 297장 중 41장으로 13.8%로 늘어났으나 올 상반기 위폐 205장 중 10장으로 4.9%로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위조화폐 방지 장치와 함께 시민과 은행을 대상으로 위폐 식별 요령을 알리고 화폐 확인 습관을 당부하고 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위조화폐를 만들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는 금융 및 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돼 중형에 처해지는 범죄. 형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의한 법률에 의거, 위조화폐를 만들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 위폐인 줄 알면서도 사용하는 경우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도록 돼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발권팀 김관철 팀장은 "위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큰 문제"라며 "위폐 방지 장치를 추가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큰 효과가 없어 시민과 은행, 경찰이 위폐 방지에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사진: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위조지폐 여부를 검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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