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재신임'선언 파문-성급한 선택…국정혼란 우려"

입력 2003-10-11 11:22:08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대다수 직장인과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신임 여부'에 대해 즉석 토론을 벌였으며 매일신문을 비롯한 각 언론사에는 노 대통령의 결심이 사실인지 확인하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는 등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시민들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적절치 못한 성급한 선택으로 국정 혼란이 우려된다'는 입장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정권인 만큼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또 '안타깝다' '무책임하다' '정치적 쇼다'는 등의 다소 감정섞인 반응도 있었다.

시민단체들은 대체로 '심정은 이해하지만 적절지 못했고 성급했다'는 반응이었다.

▲영남대 김태일 교수(정치외교학):우선 당혹스럽다.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는 이해가 가지만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국정 혼란을 더욱 야기시키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면 투표 과정에서 우리 사회내 분열과 대립의 골을 더 깊게 할 것이란 우려가 특히 앞선다.

▲이정훈(34.대구 만촌동)씨:재신임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너무 경솔한 발언을 한 것 같다.

앞으로 빚어질 또다른 국정혼란이 걱정된다.

▲김진형(27.대구 황금동)씨:국정을 책임지겠다는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김봉기 대구 남구청 공보담당:도덕성을 강조하며 출범한 정부가 대통령 측근 비서관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으로 도덕성에 흠집이 나면서 대통령 스스로 재신임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 같다.

공무원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대구대 윤대식 교수(지역사회개발학과):방식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성적표를 국민들로부터 한번 받아본다는 열린 입장에는 동감한다.

전통적 카리스마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대구참여연대 윤종화 사무처장:국정전반에 대한 총체적 난국을 돌파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의도 같다.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

최도술씨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 사무처장:지금은 재신임을 물을 때가 아니라 산적한 현안을 하나씩 풀어가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국정책임자로서 신중치 못한 결정으로 불필요한 논쟁과 논란을 불렀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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