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심신 불균형 즉 질병은 녹색을 잃어버린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국원예치료협회 회장인 손기철(46.건국대 원예학과 교수) 박사는 "식물과 녹색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식물을 매개체로 하는 다양한 원예활동을 통해 병든 심신을 치료한다는 원예치료. 다소 생소한 개념에 이끌려 계명문화대학 평생교육원 초청으로 최근 대구를 방문한 손 박사를 만났다.
나이에 비해 많이 센 머리카락, 티 없이 맑은 얼굴은 한눈에 공부밖에 모르는 학자임을 알게 했다.
손 박사는 국내에 원예치료를 도입한 장본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원예치료 관련 서적이 처음 발간된 것은 1997년. 손 박사가 중심이 돼 결성된 한국원예치료연구회에서 펴낸 것으로 그는 이 책을 대표집필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원예치료라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제가 원예치료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건국대에 몸담고 있던 1995년부터고요".
손 박사가 현재 회원 1천여명으로 2001년 발족된 한국원예치료협회 회장을 맡게 된 것도 그 평가와 무관치 않다.
작년 8월부터는 임기 4년의 국제원예학회 원예치료분과 의장도 맡고 있다.
손 박사는 이날 '식물.인간.환경 그리고 원예치료'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다.
2시간 가량 진행된 강의의 주 내용은 식물과 녹색의 신비. "과거보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는 그는 실내에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식물을 두라고 권했다.
"실내 볼륨의 10% 정도만 식물을 두면 여름철에는 2~3도 정도 실내온도를 낮출 수 있고 겨울철에는 그 반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습도도 20~30% 높아지고요. 식물이 밤에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걱정된다면 일반 식물과는 달리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변경주'나 '비화옥' 같은 선인장류를 함께 두면 됩니다".
식물이 미세한 분진과 오존을 흡수함으로써 공기 정화 기능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실내에 두면 좋은 식물로 황야자, 벤자민 고무나무, 스파티필름, 국화, 아이비 등을 추천했다.
'녹색 전도사'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녹색은 건강을 지켜주는 색일 뿐 아니라 치유의 색입니다.
의사들이 수술 때 녹색 가운을 입는 것도, 먼 산을 바라보면 눈의 피로가 풀리는 것도 녹색을 보기 때문입니다.
녹색은 뇌파와 맥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녹색을 보면 고승이 명상에 빠져 있을 때나 크리스천이 기도할 때 많이 나오는 알파파가 증가하고 맥박은 감소합니다.
근육의 긴장도 풀리는 것이 여러 가지 실험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집들이 갈 때 휴지나 비누를 사가지 말고 화분 하나 들고 가세요". 손 박사가 강의를 끝내면서 한 말이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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