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4년, 워싱턴 D.C에는 모든 살인사건이 사라진다.
어마어마한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이곳에는 미래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기술력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범죄를 예측해서 그 범죄자를 추적하고 단죄하는 특수한 경찰기관 프리크라임이 존재한다.
그 범죄예방수사대의 반장 존 앤더튼이 범죄 예상자로 낙인찍히면서 모든 사건은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필사의 탈주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프리크라임의 최대 허점이 밝혀진다.
영화 속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에 검거될 용의자를 판결하는 평결관들 중 이견을 제시한 한 명의 의견이다.
하지만 완벽한 시스템을 위해서 그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숨겨진다.
즉, 마이너리티 리포트란 하나의 완벽함을 위해서 숨겨지고 희생되는 소수의 의견이자 그 하나의 최대 허점이다.
한 평결관이 "살인"이라는 소리를 외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예지된 범죄를 막기 위해서 범죄예방수사대는 출동한다.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용의자는 체포된다.
그렇게 살인사건을 막아낸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용의자를 체포하는 것은, 만에 하나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살인 현장을 확신하는 또 하나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될 수 있다.
체포된 많은 사람들 중에는 실제로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또 생각해봐야 할 것은 평결관에 대한 것이다.
평결관은 예지의 능력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다.
예지과정에서의 고통을 탈피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욕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소수를 희생해서 다수를 행복하게 하는 이 시스템은 과연 정당한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만약, 영화속 주인공처럼 누군가 자신의 미래를 보게 된다면 누구나 그 미래를 따라가게 될 것이다.
거기에서 자신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이미 한번 보게 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과학기술이 미래를 만들고, 그 미래에 대한 예지는 사건을 일어나게 만들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완벽한 하나의 뒤에 가려진 소수 계층의 인권과 미래에 대한 선택의 절묘한 만남이다.
하지만, 이 둘 모두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단순한 범죄를 막기 위한 희생양일 뿐이다.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범죄를 막은 것은 아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54년이 아닌, 우리의 2054년에 막아야 할 것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또 다른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대한 우리의 수용 여부가 아닐까?
이정현(시지고 영화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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