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대구TP 성공의 열쇠

입력 2003-10-09 14:05:09

'대구테크노폴리스 기본계획 구상'에 대한 공청회가 8일 당초 우려했던 입지 후보지역 주민들의 소지역주의로 인한 마찰없이 순조롭게 끝났다.

주민입장에서 DKIST(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를 비롯한 연구개발 집적시설이 들어서면 지역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같은 바람은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성공했을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대구테크노폴리스의 성공은 특정지역 뿐 아니라 주변지역과 대구 전역,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웃한 경북과 부산, 경남, 울산을 포함한 범영남권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공청회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정신은 앞날에 청신호를 켜준 셈이다.

따라서 향후 논의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대구테크노폴리스를 성공시킬 수 있느냐'라고 할 수 있다.

'동남권 R&DB(연구.개발 및 사업화) 허브'로서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성공하려면 첫째 국내외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초기환경을 조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영남권, 그중에서도 특히 경북지역의 대학 및 과학.기술 인력과의 효과적 연계다.

생활권과 경제권이 같은 경북조차 포용하지 못하면서 동남권의 R&DB 허브(Hub:네트워크의 중심)를 내세우고, 세계적 인재들과 다국적 기업의 R&D센터 등을 유치하겠다고 한다면 그 누구도 성공을 믿어주기 어려울 것이다.

또 우리나라 산업생산의 57%나 차지하고 있는 동남권의 R&DB 허브는 한국경제의 또다른 '두뇌'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세계와 함께 호흡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최소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대규모 허브 공항이 위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구와 경북, 부산, 경남, 울산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허브 공항은 영남권 각 도시들이 발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영남권을 하나로 묶는 전략적 협력없이 고속전철 시대를 맞아 영남권 특정지역에 대규모 공항을 만든다는 것은 비경제적이다.

지금까지 대구테크노폴리스 논의는 대구 내부에서만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공청회를 계기로 시야를 넓혀 대구의 '개방적' 리더십과 시민의식을 보여줄 때가 됐다.

석민〈경제부〉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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