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호텔 경제성 조사 잘못"

입력 2003-10-08 14:03:33

한국공항공사의 대구공항 구청사 호텔임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애초부터 호텔에 대한 수익산출 분석이 엉터리였는 데다 사업승인 과정도 미스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대구공항 기존청사 활용계획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일상 감사'를 받아야 하나 이마저도 지키지 않아 문제의 싹을 키운 것으로 지적됐다.

▨엉터리 용역=지난 2001년 6월 발간된 용역 보고서('대구공항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연구')는 외압논란이 일기에 충분했다.

구청사 활용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 공항이용객(300명)은 면세점과 쇼핑몰을 1순위로 꼽았고, 지역주민(485명)들은 대형할인점을, 입주업체(42명)들은 대형할인점과 쇼핑몰을 1순위로 답했다.

정작 호텔 선호도는 1~23위 사이 순위에도 들지 못했고 용역결과에서도 '면세점이나 장외발매소, 예식장, 종합스포츠 시설이 들어설 경우 상당한 경쟁력이 있고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해 놓았다.

그러나 보고서 중 '상권종합분석'란에 가서 언급조차 없었던 공항호텔이 A등급으로 슬그머니 끼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이 7일 공항공사 국감에서"공사측이 용역을 맡은 업체측에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잘못된 경제성 분석=공항호텔에 대한 경제성 분석도 주먹구구식이었다.

대구공항 기존청사 활용계획안(2001. 8)에 따르면 공항호텔의 경우 투자비용이 96억원이 소요되고 경영수지의 연간매출액은 60억5천만원, 연간 12억2천만원의 수익을 남겨 5년4개월 만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28일 호텔을 (부분)개관한 결과, 시설비로 130억원 가량이 투자됐고 적자폭도 매월 2억5천만~3억원씩 발생했으며 결과적으로 이에 따른 연간 추정 매출액은 25억~26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건설교통부는 경부고속철 개통으로 대구공항 항공수요가 65%이상 줄 것이란 분석자료를 여러 차례 내놓았으나 용역결과는 '고속철 개통에 따라 2004년 저점을 지난 뒤 2010년 213만3천명, 2020년 273만8천명으로 항공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엉뚱한 분석을 내놓기까지 했다.

▨사업승인 과정=사업승인 과정도 미스터리였다.

박 의원이 공개한 지난 4월초 공항공사 중앙인사위 회의록에 따르면, 2001년 9월 공항개발사업을 신청했다가 '불가'판정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용도폐지' 신청을 한 후 올 3월에 가서야 승인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공항호텔은 2001년 12월 대구시로부터 관광호텔사업계획승인을 얻었고 이듬해 5월 호텔을 개관, 대구시와 공항공사간 승인 시점이 서로 달라 의혹을 낳았다.

▨팔짱낀 공항공사=호텔측은 "시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당시 관광숙박업(관광호텔)의 부대시설인 연회장과 유흥주점 등이 포함됐음에도 공항공사 대구지사가 건축물의 '기재사항 변경'을 해주지 않아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사측은 "항공법상 공항시설에 있는 유흥주점은 공항 이용객만을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건축물 기재사항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대구에서 가장 영업이 잘된다는 ㄷ관광호텔도 객실수입이 연간 11억3천만원(객실 이용률 66.3%) 수준이고 유흥주점이나 연회장 등 부대시설 수입이 34억3천만원"이라며 "부분개관에다 유흥주점도 없는 호텔이 영업이익을 남긴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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