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집 근처 동산 위에 올라 별을 헤아리며 밤하늘이 주는 낭만에 젖곤 했지". 머리가 희끗한 중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추억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빠듯한 도심속 삶에 매여 땅을 쳐다보며 일상을 보내기가 일쑤다.
서글퍼진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가 쉽사리 나질 않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큰 마음 먹고 날을 한번 잡아보자. 도시를 떠나 가족끼리 연인끼리 옹기종기 모여 밤하늘에 숨겨진 별자리를 찾아보자.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러면 깊어가는 가을밤에 또다른 재미가 솔솔하지 않을까.
---출발전 날씨 반드시 파악
◆떠나기 전 이것만은 챙겨야=일단 떠나기 전날 미리 날씨를 알아보자. 여행 당일 구름이 잔뜩 끼거나 흐리면 별 구경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또 요즘 아침.저녁 날씨가 제법 쌀쌀하기 때문에 두툼한 여벌의 옷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별자리를 관측하려면 흔히들 쌍안경이나 망원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맨눈보다 더 좋은 관측도구는 없다.
그리고 천문대에 가면 교육지도사가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별 관측기구가 필요없다.
단지 별자리 관측을 하기 전에 별자리에 대한 정보를 대충 알아놓으면 좋다.
특히 각 별자리에 얽힌 전설을 익혀두면 별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혹 별자리판을 구할 수 있으면 챙겨가자. 별자리판이 있으면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별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 자! 이만하면 준비는 끝.
---'페가수스' 길라잡이 별
◆길잡이 별자리를 찾아라=흔히 계절별 별자리라 부르는 것은 각 계절마다 밤 9시쯤에 가장 잘 보이는 별들을 얘기한다.
가을철 별자리로는 페가수스 자리.안드로메다 자리.고래 자리 등 모두 12개를 꼽는다.
이 별들을 쉽게 찾는 데는 길잡이 별이나 별자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즉, 그 계절과 시각에 잘 보이는 밝은 별을 먼저 찾고 다른 별자리는 길잡이 별자리를 이용해 찾는다.
가을철 길잡이 별자리는 페가수스 자리. 밤하늘 머리 위에서 동서남북으로 4개의 별이 유난히 밝게 빛나는데 이것이 바로 페가수스 사각형이라고 한다.
페가수스 자리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를 단 천마 페가수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메두사(Medusa)를 사랑했던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그녀가 괴물로 변하여 페르세우스에게 죽음을 당하자 이를 슬퍼하여 그녀의 머리에서 떨어진 피와 바다의 물거품으로 페가수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페가수스는 벨레로폰(Bellerophon)을 도와 괴물 키마이라(Chimaira)를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훗날 벨레로폰이 교만에 빠져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로 오르려다가 제우스 신의 벼락을 맞고 떨어져 죽자 혼자 하늘에 올라가 별자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별자리를 잘 익혀두면 다른 별자리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굴절 망원경 등 장비 다양
◆서당골천문대로 떠나볼까=충청북도 보은군 마로면 구병산에 위치한 서당골천문대는 3층 돔형 천문대로 203㎜ 굴절망원경, 80㎜ 굴절망원경, 100㎜ 굴절 태양망원경 등 고가 천문기자재를 갖추고 있다.
또 2층 시청각실에는 천체교육용 슬라이드 필름이나 비디오테이프가 마련되어 있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각종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영동 IC에서 우회전, 19번과 505번 국도를 따라가다 관기에서 우회전하면 서당골이 나온다.
혹은 구미를 지나 아포 IC에서 상주 방향의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관기에서 좌회전해도 이곳에 이르게 된다.
대구에서 2시간~2시간 반 가량 걸린다.
이 곳의 또다른 특징은 별자리 감상 외에 다양한 체육시설 및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삼림욕장을 비롯, 산악사이클코스.야영장.썰매장 등과 자연학습장.사슴농장 등의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주로 단체로 방문했을 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건강지압길.삼림욕 등은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1박2일을 잡는다면 숙식도 가능하다.
대형 방갈로가 마련되어 있어 취사도 할 수 있다.
요금은 조금 비싼 편. 10인 기준으로 15만원. 그나마 한달 전에 예약을 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가족이나 연인끼리 이곳을 찾는다면 무박을 추천하고 싶다.
오전이나 오후 일찍 이곳을 찾아 인근 속리산 산행을 하거나 서당골 주변 여기저기를 둘러본 후 저녁에 천문대에 올라 별자리 구경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천문대 입장료는 어른 3천500원, 학생 2천500원으로 저렴하다.
서당골천문대 043)542-0981~5.
대구답사마당(053-423-1885)은 18일 '저 별은 나의 별'이라는 주제로 이곳을 찾는다.
오후 2시30분에 대구에서 출발해 속리산 법주사 등을 거친 후 이곳 서당골천문대에서 별자리 및 행성 관측을 할 예정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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