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건강악화, 후임은 누구?

입력 2003-10-07 09:06:58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3)가 건강이 악화되자 교황 후계자 문제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대주교 크리스토프 쇤보른(58) 추기경은 오스트리아 국영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교황이 얼마나 죽음에 임박해 있는지는 모르나, 인생의 마지막 날에 다가가고 있다"고 지난 2일 말했다.

차기 교황 후보로 거명되는 쇤보른 추기경의 이번 언급은 지난달 30일 요세프 라칭어 교황 보좌 추기경이 "교황의 건강이 매우 나쁜 상태"라고 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그러나 교황청은 "교황이 지난 2일 롤란다스 팍사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의 면담 중에도 정신이 또렷해 보이는 등 여전히 일상적인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교황은 지난 한달 동안 점차 쇠약한 모습을 보여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켜왔다.

지난달 나흘 간의 슬로바키아 여행에서 교황은 도착 축사와 미사를 끝내지 못할 정도로 줄곧 쇠잔한 모습을 보였다.

또 지난달 28일 세인트 피터스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집무실 창문에서 31명의 새 추기경 명단을 발표하면서 말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교황 후보로는 비 이탈리아 출신으로 보수계이지만 진보계에서도 거부감이 적은 쇤보른 추기경과 고드프리드 단넬스 말린 브뤼셀 대주교가 손꼽히고 있다.

또 종교간 대화 협의체를 이끌며 서방과 이슬람 세계의 대립 문제를 다루고 있는 나이지리아 출신 프란치스 아린제(70) 추기경이 첫 흑인 교황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다음달 16일 교황 즉위 25주년 행사와 함께 열리는 추기경 회의는 누가 차기 교황감인지 서로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추기경은 모두 195명이지만 교황 선거권을 갖는 80세 미만 추기경은 135명이다.

미국 노터데임 대학 역사학 교수인 스콧 애플비는 "21세기 교회는 갈색과 검정색이 될 것"이라며 "제3세계 교황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인단 분포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여전히 유럽세가 막강하다.

선거인단은 지역별로 이탈리아 17%,,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 31.9%,중남미 17.8%, 북미 10.4%, 아프리카 9.6%, 아시아 9.6%, 오세아니아 3.7% 등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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