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윤락…걸려봤자 벌금-성인전화 홍수

입력 2003-10-06 13:32:22

최근 몇년 사이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전봇대, 가로수, 가로등 등에 '성인폰팅, 성인대화방, 사랑.대화.만남' 등의 문구가 쓰여진 소형현수막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여관.모텔 등이 밀집한 지역 곳곳엔 도로가나 업소 입구 등에 명함크기의 불법광고물이 쉽게 눈에 띄며 세워진 차량에도 많이 꽂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태=본지 취재팀이 불법 현수막.광고물 등을 통해 성인전용 전화데이트를 안내한 2곳에 직접 연락, 상대여성들과 통화를 나눈 결과 윤락까지 가능하다는 얘기가 오갔다.

자신을 30대 후반의 이혼녀라고 밝힌 성인폰팅 대화자 이모(대구 본리동)씨는 "생활정보지와 주변 사람 소개로 한 전화방 사업회사에 등록했다"며 "몇번 해보지는 않았지만 재미도 있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전화요금은 내느냐는 물음엔 "기본통화료만 내고 남성측 전화요금이 기본통화료 외 분당 300~600원씩의 정보이용료로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화가 잘 통하는 남성과는 직접 만나 함께 놀다가 윤락까지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만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남성통화자가 연락처를 알려주면 재연락한다는 것. 성인폰팅을 이용하는 남성들의 연령대에 대해선 10~60대까지 다양하다고도 했다.

또 황금동에 산다는 35세의 한 여성은 대부분의 남성 통화자가 직접 대면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잠자리는 기본이라고도 했다.

불법 현수막.광고물에 적힌 전화번호를 누르면 자신들에게 직접 전화가 연결되는 체계로 운영되며 사업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는 것.

하지만 경찰 관계자들은 "일부는 가정집에서 사업자가 연결해 준 남성통화자와 연결해 주기도 하지만 아예 사무실에 상주하며 통화여성을 20여명이나 거느린 기업형도 꽤 된다"고 전했다.

△단속 안되나=우선 불법 현수막.광고물에 대해선 해당지역 공무원들이 철거 또는 수거를 하는 것 외에는 차단책이 없다는 것.

최영찬 달서구청 도시관리과장은 "제보나 현장시찰을 통해 불법 현수막.광고물 등을 수거해도 업자들이 다시 게시하거나 뿌리는 통에 근절시키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때론 단속을 위해 직접 전화를 하는 등의 확인을 통해 음란퇴폐 영업을 밝혀 전화국에 전화번호 말소 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 2년 동안은 사례가 없었으며, 이는 다른 구.군청도 비슷하다는 것. 사업자를 적발했을 경우엔 행정조치로 과태료를 최고 30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수사기관의 단속 실적 또한 전무한 현실. 안만수 달서경찰서 방범지도계 담당수사관은 "사업자 아래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단속에 어려운 점이 많으며 전화번호 추적조차 여러 전화로 분산돼 있어서 찾아내기가 쉽잖다"고 말했다.

안 수사관에 따르면 광고물에 적힌 전화번호를 추적한 결과 여러번에 걸쳐 각기 다른 휴대전화로 연결되거나 일반전화번호로 이어져 있어서 최종 사업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

또 여성이용자들을 조사하니 "자신들도 성인폰팅 회사에 등록한 뒤 연결해 준 남성들과 통화를 하는 정도일 뿐 사업자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며 다만 이 여성들이 윤락을 할 경우 받게 되는 화대는 16만~20만원선으로 이 가운데 일부를 '김부장'이라는 인물의 은행계좌에 입금만 하는 등의 점조직식 운영을 알아냈을 뿐이라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