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환(56) ㈜삼익LMS 대표는 경기불황에도 불구, 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최고경영자 가운데 한사람이다.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국내 공장자동화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로 돌풍을 일으키며 연평균 30%의 고속 매출신장을 이뤄내고 있는 것.
자그마한 키에다 동네 아저씨 같은 구수한 외모를 지녔지만 그는 사업에서만큼은 날선 칼처럼 날카롭다.
정확한 투자와 직원들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부여로 회사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
게다가 진 대표는 변신에 능하다.
1960년 대구 비산동에서 창업한 이 회사는 절삭용 수공구 전문 생산업체로 출발했다가 뒤이어 쌀통, 1990년대에는 'LM가이드'라는 직선운동 자동화 장비 생산업체로 자리잡았다.
사실 '삼익쌀통'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이름난 브랜드. 하지만 그는 정상에서 자만하지 않고 내일을 봤다.
"절삭용 수공구인 줄, 그리고 쌀통을 각각 연평균 500만달러 가까이 수출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죠. 국내에서는 따라올 업체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또다른 사업을 구상하다 자동화장비를 알게 됐습니다".
1983년 일본 ㈜THK와 합작, 직선운동베어링인 'LM가이드' 생산에 나섰다.
그리고 20년. 줄공구와 쌀통이 매출감소로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회사는 'LM가이드'로 또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
올해 매출이 800억원. 움직이는 기계엔 'LM가이드'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
다른 업체는 경기불황이라고 아우성을 치지만 진 대표의 공장엔 불황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 기업 가운데 주가상승률 최고에다 매출신장도 으뜸.
이 달엔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소재기술개발사업자로 선정돼 '기다리고 기다리던' LM가이드 수출길까지 트였다.
내수에만 치중됐던 판매 시장이 해외시장으로 다변화된 것.
최근엔 대구 남대구IC 부근에 9천여평의 공장부지까지 매입,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3, 4배 가량 늘릴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어려운 때도 많았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그리고 1997년의 외환위기. 고비가 있었죠. 얼마전엔 태풍 피해도 입었습니다.
직원들이 외환위기때는 상여금을 자진해서 반납하고 태풍피해가 났을 때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밤을 새우면서까지 복구에 나섰습니다.
우리 직원가족들이 도와준 덕분에 오늘이 있었습니다".
진 대표는 시골 영감처럼 강한 고집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매출 5% 가량의 연구개발 투자에다 '내고장을 지킨다'는 신념을 지켜가고 있는 것.
"우리는 중국에 안갑니다.
중국에 대한 공부는 저도 하고 있지만 너도 나도 중국에 가면 우리나라 산업기반은 어떡합니까? 대구가 사업하기에 나쁜 곳이 아닙니다".
그는 사람이 모여 사는 집단이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사람을 우선해서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수치를 공개하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줍니다.
그랬더니 직원들도 화답을 합니다.
덕분에 단 한번의 노사분규도 저희 공장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진 대표는 노사화합이 생산성 향상의 가장 큰 디딤돌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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