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제언-음주운전 예방 나부터 시작해야

입력 2003-10-04 11:05:47

직무상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챙겨보는 통계가 있다.

전날 대구에서 야간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인원 수이다.

그런데 지난 7월부터 약 3개월이 넘도록 하루 약 100명에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들 중 약 45%는 면허가 취소되고, 약 55%는 100일간 면허가 정지된다.

음주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1% 미만이면 100일간 면허정지, 그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되며, 아울러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되어있다.

요즘 시대에 어느 날부터 갑자기 운전할 수 있는 자유가 박탈되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 불편과 피해는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음주와 관련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가끔씩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음주운전 단속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차를 몰아 파출소로 돌진하는가 하면, 단속경찰관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시키고, 심지어 음주·뺑소니사고 야기자가 다시 음주로 단속되자 처벌이 두려워 음독 자살한 경우도 있다.

그러면 과연 어떻게 하면 음주운전자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우선 '내가 설마 단속되랴' 하는 요행심부터 버리고,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면 한순간에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 저녁회식 후에는 택시를 타거나 대리운전을 시키는 것이 단속 당한 후 물게 되는 각종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사실, 음주운전은 형법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를 스스로 용인하는 일종의 악성범죄라는 사실을 마음 속으로 깊이 되뇌면서 자동차를 운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 다음 매스컴에서 음주운전 자제 캠페인을 지속 전개하는 한편, 경찰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법적.제도적 정비를 통해 개개인의 심리적 억제력을 더욱 높이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백승엽(대구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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