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송두율 기획입국 의혹" 제기

입력 2003-10-04 10:21:29

'송두율씨는 정부차원의 기획에 의해 입국한 것인가'

송씨와 정부 모두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뒷바침하는 의혹들을 속속 제기, 송씨가 정부의 사전 기획 또는 교감에 따라 입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첫번째 정황은 송씨 자신이 절친한 친구라고 했던 박정삼 국가정보원 2차장이 송씨가 귀국하기 1주일여 전인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송씨가 거주하고 있는 베를린을 방문했다는 사실. 박 차장은 송씨와 서울대 철학과 동기생으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박 차장이 송씨를 만나 입국을 사전 조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두번째 증거로는 이종수 KBS 이사장도 송씨가 입국하기 한달전인 9월초 베를린을 방문, 일주일동안 머물며 그의 입국을 설득했다는 점이다. 이후 이 이사장은 KBS 프로그램 '한국사회를 말한다'에 '광주대 언론홍보대학원장'이란 직함으로 출연, "해외 민주인사를 포용하자"며 송씨에 대한 선처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입국전 송씨 자신의 언행도 그가 정부와 밀접한 교감하에 입국했다는 의혹을 뒷바침한다. 그는 입국 전 인터뷰에서 "나의 귀국을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는 일들을 하고 있다. 내 문제가 청와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나라당 등은 이같은 정황들로 보아 청와대나 국정원 등 정부 기관이 입체적으로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즉 국정원은 사전접촉과 설득을, 법무부 등은 사법처리 불가론을, KBS는 송씨에 대한 동정여론 조성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펄쩍 뛰고 있다. 국정원은 "박 차장의 베를린 방문은 해외파견 요원들에 대한 교육을 위한 것으로 송씨와는 접촉이 없었다"며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했고, 청와대도 유인태 정무수석이 "송씨의 귀국을 추진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나병식 이사에게 안들어오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적이 있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부인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설명)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총무가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 도중 송두율 파문등 국감결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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