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향해 뛴다-포항 북구, 이병석 '수성'.허화평 '탈환'

입력 2003-10-01 11:43:40

포항북구에는 현 한나라당 이병석(51)의원의 수성에 허화평(66)전 의원와 장성호 전 경북도의회 의장(62)이 도전장을 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 대구지검 영덕지청장을 지낸 배용재(48) 변호사가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허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가 유력하다.

그러나 장 전 의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포항시장 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기환 전 청와대 지방자치비서관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배 변호사의 경우 통합신당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본인은 출마 여부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현재 이 의원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이점과 지역정서를 등에 업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점, 그리고 나이가 젊다는 점에서 장 전의장이나 허 전 의원보다는 다소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 2회 연속 우수의원 선정을 비롯, 지역개발을 위해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가져왔다"며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4년 전의 '마당발'이라는 별명이 다소 퇴색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이 의원(6만7천251표)이 지역 정서를 업고 민국당 허 전 의원(3만2천261표)을 눌렀다.

이에 앞서 12.12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는 허 전 의원은 지난 97년 7.24보선(15대)에서 이 의원을 누르고 옥중 당선된 바 있다.

이 의원과 허 전 의원 대결은 '수성이냐 탈환이냐'의 대결이다.

허 전 의원은 주위의 만류에도 "YS정부 때 정치보복으로 4년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며 "당선되면 힘있는 3선 의원(14.15대 당선)인 만큼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부터 고향(북구 기계면)에서 상주하다시피하며 얼굴 알리기와 조직재건에 여념이 없다.

특히 이 지역에는 포항고와 동지상고간의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도 관심사다.

포항고 동문들 사이에 내년 총선에서 '북구만은 포항고 출신이 돼야 한다'며 동문회 차원의 지원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남.울릉 지역구 출마예상자 중에는 포항고 출신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의원만 동지상고 출신이고 나머지 후보들 모두 포항고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장 전 의장은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의 상향식 공천 원칙이 제대로만 지켜진다면 자신있다"며 "기업 경영 경험을 살려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 전 의장은 특히 지난해 시장 선거 이후로 서로 마주치기를 꺼릴 정도로 이 의원과 불편한 관계로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포항북구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을 누가 받느냐가 선거의 구도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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