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장사가 역시 불황이 없나 봅니다".
계속된 불황으로 서민들의 주머니가 얇아진데다 채소값마저 오르자 재래시장마다 '밥집'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옷가게 등 일부 상인들도 업종을 전환, 간이음식점을 차리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칠성시장의 경우 보리밥집들이 새로운 명물로 등장했다.
비오는 날엔 맑은 날보다 고객이 줄어들지만 보리밥집만은 늘 북적대고 있다.
현재 10여곳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일부는 오전 6시부터 문을 열어 인근 직장인들이 식사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밥값도 2천원 혹은 2천500원으로 싼편인데, 고객들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신사들도 상당수 찾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반찬은 무생채, 파무침, 찐고추, 콩조림, 멸치볶음, 오징어채, 도라지, 고사리, 비름나물, 돌나물, 상추, 호박볶음 등 30여가지로 다양하다.
취향에 따라 보리밥 한그릇에 각종 나물을 얹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휘휘둘어 비벼먹으면 건강식으로 제격이라고 한다.
20년넘게 장사를 해 칠성시장이 고향이나 다름없다는 가게주인 정용자(58)씨는 "채소, 나물, 건어물 등 재료를 시장에서 구입해 직접 만들기 때문에 신선하고 토속적인 음식맛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무, 배추, 파, 상추 등 채소값이 오르자 반찬가게들이 불황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칠성시장엔 반찬가게들이 15곳 정도로 대부분 젓갈류 판매를 겸하고 있는데 최근 식당 운영자들 뿐만아니라 일반 가정주부들도 많이 찾고 있다.
반찬을 조금씩 사서 먹는 편이 더 싸게 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치주문이 급증하고 있으며 마늘, 무, 참죽 장아찌나 멸치볶음, 오징어채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서문시장엔 국수집이나 순대집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옷가게를 하던 상인들이 업종을 바꿔 먹는 장사를 시작하고 있다.
현재 50여곳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올들어 10여곳이 늘어났다고 한다.
상인들은 불황이라고 하더라도 먹지않고는 살 수 없기때문에 음식장사가 아무래도 낫다고 말한다.
국수 한그릇이 2천원으로 없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라고 한다.
팔달구시장엔 주위 상가들이 대부분 문을 닫을 정도로 불황이 심하지만 분식점 20여곳은 '먹자골목'을 형성,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점심시간이면 인근의 3공단에서도 손님들이 몰려오고 있다.
김밥, 국수, 순대 등 다양한 음식을 싼 값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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