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견 애호가들이 크게 늘면서 일부는 강아지를 먹여 키우는 차원을 넘어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하고 미용, 염색까지 하며 월 수십만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처럼 애견에 들어가는 돈이 웬만한 아동양육비를 능가, 살기가 팍팍한 서민들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과소비 논란까지 일고 있다.
독일산 사냥개, '닥스훈트'를 4년전 구입한 박모(33.여.대구 범물동)씨는 이 사냥개를 위해서만 한달 평균 30만원을 쓴다.
사료.간식.영양제 비용이 기본 20만원인데다 건강을 돌보는데 보통 10만원이 더 나간다는 것. 전씨는 "개가 아프기라도 하면 보험이 안되기 때문에 평소 비용의 갑절이 든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개가 피부병에 걸려 병원비 등으로 50만원 이상을 썼다는 것.
직장인 김모(29.여.대구 침산동)씨는 애견 치장이 하루의 주요 일과다.
독일산 애완견, '슈나우저'를 키우는 김씨는 사료나 간식 등 기본 비용은 한달에 약 10만원 안팎이지만 옷, 액세서리 등으로 꾸미는데 한달에 평균 50만원 가량이 든다고 했다.
김씨는 인터넷 애견용품점 등을 수시로 접속, 예쁜 옷이나 장난감, 액세서리 등을 고른다.
이런 만만찮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애견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뭐든지 해주고 싶다"며 "비용이 좀 들어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한 애견카페 회원인 이모(37)씨는 "애견을 가족 일원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상당수 애견 소유자가 적지 않은 돈을 소비한다"고 말했다.
애견 한마리를 키우는 비용이 아동양육비를 웃도는 경우도 많다는 것.
실제 법원판례상 이혼부부에 대한 위자료 중 아동양육비로 한달 평균 30만원 가량을 책정하고 있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수혜대상인 부양가족 없는 홀몸노인의 한달 생활비가 50여만원에 불과하고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서민가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애견에 대한 과다한 비용지출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많다.
김모(43.대구 신암동)씨는 "경제가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신음하고 있는데 강아지 옷 등으로 수십만원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38)씨도 "애견을 키우는 것은 개인취향이지만 요즘 사치스런 애견용품들을 무작정 구입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 서민들 입장에서는 위화감이 든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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