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이 앞섰던 탓일까. 아니면 대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버리지 못한 탓일까.
최근 타석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이승엽의 어깨가 2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전에서는 유난히 앞으로 나아갔다. 기아선발 투수 존슨이 상하 좌우로 들쑥날쑥 던지는 볼에 타이밍을 뺏기며 속절없이 방망이가 돌아갔다.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2개 남겨두고 있는 이승엽(27.대구삼성)이 광주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지 못하고 3타수 1안타(1볼넷)를 기록했다.
경기 후 이승엽은 "처음 상대하는 투수여서 풀 스윙을 못했다. 생각보다 변화구가 많았는데 준비가 부족했다"며 "게임수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여유있게, 느긋하게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승엽과 홈런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심정수(28.수원현대)는 두산전에서 시즌 52호 투런 홈런을 날려 이승엽과의 간격을 2개차로 좁혔다.
이날 경기는 선발 투수진이 허약한 삼성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 한 판이었다.
삼성은 선발 투수 라이언이 2회 1사 후 기아 신동주, 김상훈, 김종국, 장성호에게 잇따라 집중타를 맞고 4실점하면서 무너졌다. 8회에는 구원 등판한 안지만이 기아 장성호에게 만루포를 얻어맞는 등 삼성은 이날 기아에게 4대11로 완패했다.
삼성 타선은 완투한 상대 선발 존슨의 다양한 구질과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 3회 강동우의 솔로홈런, 9회 양준혁의 투런 홈런을 제외하고는 공격다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삼성(73승48패)은 4일만에 다시 기아(74승47패)에 2위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렸다. 선두 수원현대(77승48패)와는 4게임차로 벌어졌다.
이날 광주구장에는 4월5일 개막전 이후 가장 많은 9천846명이 몰려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관중들은 이승엽의 홈런볼을 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오른쪽 외야석에 대거 자리를 잡았고 이승엽이 6회 세번째 타석에서 존슨이 볼넷을 던지자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수원현대는 서울두산을 7대1로 물리쳤고 대전한화는 인천SK에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서울LG는 부산롯데를 3대2로 이겼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23일 광주전적
삼 성 001 010 002 - 4
기 아 140 100 05X - 11
(광주) △기아투수= 존슨(8승3세이브)
△삼성투수= 라이언 권오준(3회) 안지만(8회)
△홈런= 강동우 8호(3회) 양준혁 30호(9회.2점.이상 삼성) 김종국 6호(4회) 장성호 19호(8회.4점.이상 기아)
현대 7-1 두산
한화 2-1 SK
LG 3-2 롯데
▨ 24일 선발투수
┏━━┳━━━━┳━━━━━┓
┃장소┃ 구 단 ┃ 선발투수 ┃
┣━━╋━━━━╋━━━━━┫
┃잠실┃ 두 산 ┃ 이리키 ┃
┃ ┃ 롯 데 ┃ 박지철 ┃
┣━━╋━━━━╋━━━━━┫
┃광주┃ 기 아 ┃ 강철민 ┃
┃DH ┃ 삼 성 ┃ 권 혁 ┃
┣━━╋━━━━╋━━━━━┫
┃수원┃ 현 대 ┃ 전준호 ┃
┃ ┃ 한 화 ┃ 조규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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