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보기드문 효.열부비 세운다

입력 2003-09-24 08:57:18

호국 충절과 선비의 고장으로 일컫는 합천. 효행의 본보기를 후세들에 널리 알리고자 요즘 세상 흔치않는 효.열부(孝.烈婦) 행적비(行蹟碑)를 나란히 세워 학습의 장으로 마련한 곳이 있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 사촌리 안뉘기 마을에 지난 21일 고(故) 성복연 할머니와 생존해 계신 곽수량(82)씨의 효행과 열녀 행적을 담은 쌍비를 세운 것.

지난날 효행에 감복해 하양허씨 종중 만장일치로 회갑잔치상을 마련하고, 대한노인회는 물론 팔각회, 성균관 효.열부상까지 받은 두 효.열녀의 행적을 기리는 제막식에는 지역의 유림, 기관.사회단체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고 성복연 할머니는 이 마을 허덕술(61)씨의 어머니요, 곽수량 할머니는 허석기(58)씨의 모친이다.

행적비에는 '효.열부 성씨는 혼인과 함께 형제간 우애하고, 지극정성 봉양하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셔 남편마저 병을 얻어 몸져 눕자 백방으로 약을 구하고 용한 의원을 찾아 치료에 정성을 다했으나 허사, 결국 가야산 꼭대기 초막골에 움막을 지어 온갖 약초를 다 뜯어다 간병했으나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 어려운 가정살림을 도맡아 자식을 훌륭히 키웠다'고 적고 있다.

또 곽씨는 남편과 시동생은 일본 징용으로, 시삼촌 형제가 보국대로 차출돼 온 가족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칠순의 시조모와 병환중인 시부모를 지극정성 공양한 행적이다.

일본에서 돌아온 남편과 시누이.큰딸 등 가족 3명이 호열자병에 걸려 한꺼번에 목숨을 잃고, 자신도 이병에 걸렸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남은 가족공양에 정성을 쏟았다는 기록이다.

두 효부.열부의 비문은 가야산 대쪽선비 춘산 이상학 선생이 짓고, 한두석 선생이 썼다.

이로써 합천에는 효부.효자.열녀각이 모두 83기에 이르러 효자.효부.열녀의 고장으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하게 됐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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