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오른 대추, 수확 급감... 농가 '한숨'

입력 2003-09-23 14:01:07

전국 대추 재배면적의 약 33%(855㏊)를 차지해 전국 최대의 대추 주산지인 경산지역 농민들이 잦은 비로 흉작인 가운데 태풍 '매미' 강풍으로 예년 생산량의 50∼60% 수준에 불과해 한숨을 쉬고 있다.

경산시 자인면 원당리에서 1만5천여평 대추농사를 짓는 이상길(50)씨는 "올해는 잦은 비로 작황이 좋지 않아 작년의 70% 정도의 수확이 예상된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태풍피해로 50% 정도가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워낙 많은 양의 대추가 떨어져 줍는데도 한계가 있고 일할 맛도 안나지만 영농비.자재대로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떨어진 대추를 주워 건조시켜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3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으나 올해는 2천만원도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산시 압량면 금구리 이종환 이장은 "마을 수만평의 대추밭 중 울타리가 없는 많은 대추재배 농가에서는 70∼80%가 떨어졌고, 이마져 집중호우에 다 쓸려 내려가 주워저 건조시킬 대추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 이해주(72)씨는 "논에 심은 대추가 작황 부진에다 태풍 피해로 60% 이상이 다 떨어졌고, 울타리가 없어 떨어진 대추조차 대부분 빗물에 쓸려 내려가 수확할 것이 거의 없어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 이주식 지도사는 "대추의 경우 농산물이 아닌 임산물로 태풍피해에 대한 특별한 지원이 적어 농민들의 어려움이 많다"며 "떨어진 대추는 하루빨리 주워 건조시킨 다음 하품으로라도 판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작황부진에다 태풍 피해로 대추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50∼60% 수준에 불과하자 가격은 특품이 25kg 한 상자당 12만∼14만원, 중품이 8만∼10만원, 하품이 6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나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한 상자당 1만∼2만원 정도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나 워낙 생산량이 줄어 농민들의 소득 또한 예년의 60% 정도에 불과해 울상이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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