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사고로 양손을 잃었지만 정상적인 두 발로는 마음껏 뛰고 싶었습니다".
21일 영남대운동장에서 열린 2003경산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양손이 없는 마라톤 매니아 김영갑(31.구미시 상모동.사진)씨.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 1998년 1월 감전사고로 양 손을 잃었다. 이 충격으로 많은 시간 실의와 좌절에 빠졌다.
그러나 주저 앉아 세상을 탓할 수 만은 없었다. 마땅히 할 운동이 없었던 그가 새로운 삶을 살고자 지난 2001년부터 성한 두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 추석 연휴기간 동안 강화도에서 강릉 경포대까지 311Km를 72시간 이내, 무박 3일 동안 달리는 한반도 횡단 울트라 마라톤대회를 완주했다.
이 울트라 마라톤대회는 311km에 주어진 시간은 단 72시간. 무박 3일 동안 쉬지 않고 시속 4.3km로 뛰어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초특급 '지옥의 레이스'. "양손은 없어 불편하지만 튼튼한 두발로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통해 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는 김씨.
정상인도 극복하기 어려운 졸음과 발목이 붓는 부상, 거의 탈진 상태의 체력, 생리작용 등 온갖 한계를 극복하고 '지옥의 레이스'를 완주한 후 느껴본 성취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그는 울트라 대회이후 소진한 체력을 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2003 경산마라톤대회에 참가해 10km를 45분01초24의 우수한 성적으로 주파했다. 마라톤 입문 2년여만에 50여회 마라톤 대회에 출전, 17회나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최고기록은 2시간 43분대.
요즘도 거의 매일 15km 정도를 뛴다는 그는 "더욱 더 열심히 뛰어 기회가 닿는대로 보스턴.로테르담 등 세계적으로 역사와 권위가 있는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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