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잃은 장애딛고 인간한계 도전

입력 2003-09-22 13:57:26

"감전사고로 양손을 잃었지만 정상적인 두 발로는 마음껏 뛰고 싶었습니다".

21일 영남대운동장에서 열린 2003경산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양손이 없는 마라톤 마니아 김영갑(31.구미시 상모동.사진)씨.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 1998년 1월 감전사고로 양 손을 잃었다.

이 충격으로 많은 시간 실의와 좌절에 빠졌다.

그러나 주저 앉아 세상을 탓할 수만은 없었다.

마땅히 할 운동이 없었던 그가 새로운 삶을 살고자 지난 2001년부터 성한 두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 추석 연휴기간 동안 강화도에서 강릉 경포대까지 311Km를 72시간 이내, 무박 3일 동안 달리는 한반도 횡단 울트라 마라톤대회를 완주했다.

이 울트라 마라톤대회는 311㎞에 주어진 시간은 단 72시간. 무박 3일 동안 쉬지 않고 시속 4.3㎞로 뛰어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초특급 '지옥의 레이스'. "양손은 없어 불편하지만 튼튼한 두발로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통해 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는 김씨.

정상인도 극복하기 어려운 졸음과 발목이 붓는 부상, 거의 탈진 상태의 체력, 생리작용 등 온갖 한계를 극복하고 '지옥의 레이스'를 완주한 후 느껴본 성취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그는 울트라 대회 이후 소진한 체력을 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2003 경산마라톤대회에 참가해 10㎞를 45분01초24의 우수한 성적으로 주파했다.

마라톤 입문 2년여 만에 50여회 마라톤 대회에 출전, 17회나 42.195㎞ 풀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최고기록은 2시간 43분대.

요즘도 거의 매일 15㎞ 정도를 뛴다는 그는 "더욱 더 열심히 뛰어 기회가 닿는 대로 보스턴.로테르담 등 세계적으로 역사와 권위가 있는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회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풀코스(남자) 1위=정영호(경주신라마라톤클럽) 2위=김남식(경주보문마라톤클럽) 3위=김성수(부산태종대달리는사람들)

◇풀코스(여자) 1위=서용숙(창원마라톤클럽) 2위=김정미(대구) 3위=이경연(부산)

◇하프(남자) 1위=유익상(울산) 2위=박천효(구미LG전자) 3위=플랭카스트(캐나다)

◇하프(여자) 1위=로버슨 노린(미8군) 2위=안순천(부산) 3위=조영미(달려라부산)

◇10㎞(남자) 1위=박상무(대구) 2위=심재덕(대우조선해양) 3위=방석용(구미LG전자)

◇10㎞(여자) 1위=하순자(대우전선) 2위=오숙정(대구) 3위=박영주(청도)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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