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기꾼 위장전입 극성

입력 2003-09-22 12:00:03

'점프통장' 이용 프리미엄 챙기기...피해 확산

아파트 분양권 투기를 위해 대구로 위장 전입한 큰 손 부동산 투기꾼(속칭 통장업자) 수십명들이 수도권에서 대구지역으로 위장전입한 1순위자들이 가진 속칭 '점프 통장'으로 수천억원의 투기자본을 동원,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전매한뒤 빠져나가 대구지역 아파트 실수요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 통장업자들은 이미 부산에서도 똑같은 위장전입으로 프리미엄 차익을 챙긴 뒤 빠져나간, 실수요자 피해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450만명(1순위자 172만명)을 넘어섰으나 해당 지역에서는 아파트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면서 청약통장이 부동산 투기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어지면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면서 아파트 값이 급상승하고 있는 대구로 주소를 옮긴뒤 일단 당첨되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대구지역 실수요자에게 넘긴 뒤 빠져나가고 있다.

'유림노르웨이숲' 청약을 위해 서울서 원정온 한 '떴다방' 관계자는 "서울의 통장업자(서울서 청약통장을 사와서 대구의 아파트 청약에 나서는 큰 손을 통칭) 20여명이 대구 분양권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장업자'로 불리는 큰손들은 서울 1순위 통장에 대해 대구로 주민등록지 이전시 1개당 400만~500만원에 매집, 대구로 주소를 이전한 뒤 점프통장(서울서 날아온 통장을 통칭)으로 신규 아파트에 대해 청약을 한다는 것.

통장업자들은 50~100여개의 1순위 통장을 산 뒤 소유자의 주민등록지를 대구로 옮기는데, 이같은 집단 전입을 위해서는 동사무소 직원들과 결탁을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대구 수성구 시지지구 '대우푸르지오'와 범어동 '유림노르웨숲' 아파트 분양에서도 통장업자들이 개입, 수십개에서 수백개에 이르는 위장통장을 접수시켜 당첨된 분양권을 수천만원씩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팔고 빠져나가 버렸다.

통장업자의 '점프통장'이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을 치고 들어오면서 최근 분양 아파트마다 청약행렬이 2~3km가량 늘어서고 청약경쟁률도 수백대 1까지 치솟고 있다.

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대구로 몰려든 수천개의 '점프통장' 때문에 당첨율이 크게 떨어졌고, 2, 3순위자는 '내 집' 마련을 위해 통장업자들이 높여놓은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대구시민들은 서울 청약통장의 '위장 전입'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막기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나라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600만명(1순위자 200만명)선이며, 이 중 수도권 가입자 수가 450만명, 1순위자는 172만명으로 가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사진설명)대구 달서구지역 모업체의 아파트 분양청약이 실시된 22일 전국에서 몰려든 부동산 중개업자(일명 떴다당)들이 청약들에게 우르르 몰려들어 전매를 부탁하며 연락처를 기재하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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